주산면 역사·생활사·인물·생태환경 등 담아낸 역사 기록물 발간
“지역사나 생활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기록하거나 간직할 만한 도구가 없었습니다. 면지라는 그릇에 살아 숨 쉬는 지역과 민초들의 역사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면지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지역 소멸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부안군 최초 읍면 역사기록물인 ‘주산’ 집필에 참여한 (사)부안이야기 정재철(67) 이사는 “살아 숨 쉬는 민초들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 미래 세대에 남기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지가 ‘주산면지’ 탄생의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읍면지 ‘주산’은 부안군 주산면의 역사와 생활사, 인물, 생태환경 등을 담아낸 역사 기록물로 지난해 11월 30일 발간됐다.
주산면지는 주산면의 역사와 인물뿐만 아니라 생태 환경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그 의미가 색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이사는 “주산면지는 지난 2021년 4월 30일 주산면지편찬준비위원회(위원장 김종률)가 구성된 후 면지 발간을 위한 홍보와 주민 참여 과정이 진행됐다”며 “2021년 7월 22일 100여명이 모여 창립총회를 개최했고, ‘주산면지편찬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주산면지편찬추진위는 ‘부안이야기’를 발간해온 부안역사문화연구소를 사업자로 선정했고, 전북대 김병남 교수를 집필 책임자로 하는 14명의 필진이 집필에 참여했다.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말까지 원고 집필이 이뤄졌고, 편집과 감수, 인쇄 과정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30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이사는 “그동안 지역 역사는 군청에서 발간되는 군지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면에 대한 자료나 정보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기록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토로했다.
결국 필진들이 일제강점기의 신문이나 책들을 참고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재판기록들을 살피며, 해방 후 역사나 한국전쟁 등을 증언할 분들을 찾아서 발품을 팔아 주산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퍼즐 맞추기도 해야 했다.
정 이사는 “주산의 배매산이 석산 개발로 파괴되는 아픔, 2003년 무렵의 부안 핵폐기장 반대시위 등을 취재 기록하며 주민들의 상처를 느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주산면지는 면지추진위의 헌신적인 노력과 면민들의 자발적 성금이 만들어 냈다. 부안군과 정춘수 주산면장 등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는 “주산면민들이 자신들의 역사서를 갖겠다는 의지, 자부심이 강했고, 관에서도 함께하면서 부안 최초의 면지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재철 이사는 “부안에서는 면지 발간이 시급하다. 새만금이 막히면서 지역이 크게 파괴된 계화면, 하서면, 변산면에서는 조상대대로 이어진 바다의 역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며 기록에 대한 지역사회 관심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면지라는 그릇으로 수천 년의 삶터를 지켜왔던 선조들의 자랑스럽고 치열한 자취를 담아내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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