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치전적 사적, 민관 협치 표상되길"
사적 지정 후 이야기 발굴·개발 중요
임진왜란 당시 호남으로 진격하는 왜군을 막아낸 웅치전적지가 지난해 12월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지정됐다. 완주군, 진안군, 전북도는 일제히 환영했다.
그로부터 석 달 후인 3월 27일 웅치전적 사적 지정서 전달식이 열렸다. 이날 지정서 전달을 위해 참석한 문화재청 이종훈 문화재보존국장은 웅치전적 사적 지정까지가 5할이었다며 "지금부터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국장은 "문화재 지정·관리는 관이 주도하지만, 민의 참여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문화재청은 완주군, 진안군이 지역적 경계를 넘어 문화재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웅치전적이 하나의 표상적인 사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국장은 박물관, 전시관 같은 하드웨어 구축보다 웅치전적 산길, 관련 이야기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웅치전적지는 '보존'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활용' 측면에서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며 "활용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사고한다면, 취약한 부분을 극복해 나갈 지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국장은 "하드웨어적으로 시설을 짓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게 많은 부분에서 입증되고 있다"며 "하드웨어를 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프로그램 개발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즉 박물관과 전시관만 짓고 사람을 채우는 방식이 아닌, 스토리를 입힌 프로그램 개발로 사람을 모으고 그 지점을 연계해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국장이 산길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 못지않게 강조한 것은 이야기 발굴·개발이었다. 그는 사적 지정 전까지가 '과거의 기록'에 의지했다면, 사적 지정 후부터는 '현재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조상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우리의 이야기도 문화재 안에 있다"며 "사적 지정 이후의 이야기(구전 등)를 찾아내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종합정비계획에도 조사비, 연구비를 포함해 지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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