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임기 마치고 아름다운 퇴임
“취임 인사말을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그동안 국립민속국악원은 마음의 안식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왕기석(60) 전 국립민속국악원장이 아름다운 퇴임 후 밝힌 소감이다.
왕기철 명창과 형제인 왕 전 원장은 판소리 명창으로 무대 위에 서다가 지난 2018년 5월 국립기관의 문화예술행정가로 변신해 주목을 받았다.
왕 전 원장은 “어느새 5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며 “지난 5년 동안 힘들고 안타까운 순간도 많았지만 즐겁고 보람찬 시간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지난 1992년 남원 지리산 자락에 개원한 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민속음악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개원 30주년을 맞이해 굳건함을 보여줬고 올해 국비 확보를 통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오래된 청사를 리모델링하고 재개관했다.
왕 전 원장은 재임 기간 민속음악의 본거지인 국립민속국악원이 판소리와 산조 등 다양한 전통음악과 민속춤, 연희를 계승 발전시키도록 단원 충원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한발 더 나아가 국악의 멋과 흥을 지역민은 물론 온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대표 브랜드 공연 개발과 기획, 정기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는데 노력했다.
왕 전 원장은 취임 이후 ‘대한민국 판놀음’ 등 창극 무대를 개발하고 춘향제 등 지역 축제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민속 문화를 형성 보급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왕 전 원장은 “세계무대에서 전통예술을 알리는 K-문화 전도사로서 국립민속국악원의 책임은 막중하다”면서“국립민속국악원이 걸어온 길을 30년사 발간뿐 아니라 민속악 자료의 발굴과 학술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 사업을 통해 전통예술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장직을 내려 놓고 인생 2막을 열어 나갈 그는 소리의 고장 남원을 떠날 생각이 없단다.
왕 전 원장은 남원 대산면에 위치한 거처도 마련해놓고 전원 생활을 즐기고 있다.
끝으로 그는 무대로 돌아가기 전 “국립민속국악원이 전통예술을 꽃피우고 민속음악의 맥을 이어가는 문화 본거지로서 역할을 다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왕 전 원장은 정읍 출신으로 중앙대 대학원에서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음악학 석사를 취득했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 보유자로 국립창극단 지도위원 및 운영위원, 전라북도 문화재위원, 정읍시립국악단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장원(대통령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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