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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생태 전도사' 이성훈 씨 "만경강 서식 동생물 다양성 알리는데 앞장"

유튜버로 맹활약⋯구독자 4만 명 넘어
황소개구리 올챙이 영상 370만 조회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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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생태활동가

만경강은 완주군에서 발원해 전주 군산 익산 김제시 등 5개 시군을 품은 전북의 젖줄이다. 전북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 강에 기대어 살 만큼 전북 도민들과 친숙한 강이다. 최근에는 완주군이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강 유역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강 생태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강에 대한 사랑은 강을 제대로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함은 당연하다. 만경강 생태를 탐구하고 이를 일반에 널리 알리는 활동가가 있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성훈 씨(30).

이 씨는 만경강에 서식하는 동생물을 직접 촬영해 유튜브 `만경강TV`에 올리는 활동으로 만경강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만경강TV` 구독자 수가 4만 명이 넘는다. 수십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도 많지만, 자연생태 다큐라는 전문성과, 만경강이라는 지역성을 고려할 때 적지않은 구독자 수다.

이런 `만경강TV`의 인기 비결은 당연히 콘텐츠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현재 90여개에 이른다. 그중 만경강에 이런 동생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특별한 `작품`들이 많다. 4년 전 수달을 시작으로,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 검독수리, 참매, 하늘다람쥐, 박쥐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동생물이 그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혔다. 

그의 유튜브를 널리 알린 게 수리부엉이와 황소개구리 올챙이 영상이다. 특히 수리부엉이는 7편의 시리즈를 낼 만큼 그가 애정을 쏟았다. 

“봉동 앞태산을 보면 절벽에다가 앞에 큰 내가 있어 부엉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일 것 같아 관심을 가졌어요. 아니나 다를까 쌍안경으로 관찰하다가 새끼를 볼 수 있어 번식기부터 성장 과정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경천 화엄사 인근에 부엉이바위라는 지명에서 힌트를 얻어 그곳에서도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다. 자신의 영상으로 많은 사람이 부엉이를 보기 위해 서식지를 찾고 있으나 다행히 지리적으로 근접하기 어려워 지금도 부엉이들이 무탈하게 살고 있단다. 

그의 작품 중 1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것이 2편. 1개월 전 올린 `참매의 오리사냥` 편이 120만 명을 기록하고 있고, 2년 전 올린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메기에게 주면 생기는 일` 편은 370만 명 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작업에 이리 뜨거운 반응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완주 봉동에서 태어나 지금도 그곳에서 사는 이 씨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야생동물과 친하게 지냈다. 전북대 축산과 출신의 아버지(이민철) 영향도 받았다. 잘 모르는 야생동물에 호기심이 생길 때면 동식물보감을 통해 하나씩 알게 되는 데 재미를 붙였다. 대학시절(원광대 역사교육과 졸업) 잠시 정체성에 회의가 들었으나 군대 GOP병으로 근무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게 동생물 관찰이라는 걸 알았다. 임용시험 대신 생태탐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돌린 그는 부친의 권유에 따라 만경강 생태에 집중하게 됐단다. 

“만경강을 알아 갈수록 새로운 게 끊임없이 나옵니다. 굳이 외연을 넓히지 않더라도 할 일이 그만큼 많은 셈이죠.”

새에서 출발해 생태 전반으로 관심을 넓힌 그가 유튜버 활동을 통해 여러 의미 있는 일도 해냈다. 만경강에서 미국 가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리고, 황소개구리 등 외래어종의 심각성도 알렸다. 또 봉동 앞태산에 사는 수리부엉이를 위협할 수 있는 공사를 막아내기도 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만경강을 누비는 이 씨는 만경강에 서식하는 동생물의 다양성을 주민들이 알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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