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1년 17일 만에 귀국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일성으로 “나라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반대로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에 와 있다”며 “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한 것이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두고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세 결집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2000여 명이 넘는 지지자와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를 환영하는 인파는 전국 각지는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온 지지자들도 있었다. 주최 측은 당초 1000여 명으로 추산했으나 공항 밖까지 진을 친 지지자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모인 인원은 2배 이상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 복귀하면 별도의 회견 없이 메시지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 그가 입국장에서 차량까지 탑승할 때까지는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입국 환영 인파는 귀국장이 있는 1층을 넘어 공항청사 2층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벌써 일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시대를 바로잡을 진정한 리더 이낙연 총리님 환영합니다' '이낙연, 당신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물처럼 바다로 가겠습니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이 전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를 끝낼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의 환영에 화답하듯 예상과는 달리 거침없는 소회와 소신을 쏟아냈고, 마중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거듭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1년 17일 만이다. 여러분은 고통을 겪는데 저희만 떨어져 지내서 미안하다"며 입을 뗐다. "보고 싶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지금 세계는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해외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부족하지만 많은 공부를 했다"면서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그것이 고민거리였고 그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부한 것으로 책을 썼고 미국 등에서 21번 강연했다"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의 자랑을 받는 나라가 됐지만, 세계는 대한민국을 걱정하기도 한다"고 했다.
국내 정세와 상황에는 걱정어린 쓴소리가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가 휘청거리며 민주주의와 복지가 뒷걸음질치는 중"이라며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좋았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주길 바란다. 대외관계를 바로잡아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세계 각국에도 메시지를 던졌다. 일본을 향해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지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미국과 중국을 향해선 "대한민국을 더 존중해야 옳다"고 했고, 러시아를 향해선 "침략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자신의 책임도 거론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울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느 경우에도 국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재차 역설했다.
이 전 대표는 "제게 주고 싶은 말이 많고, 제게 듣고 싶은 말도 많을 것"이라며 "그런 이야기들은 앞으로 나눌 기회가 얼마든지 있으리라 믿는다. 향후 소통 기회를 만들겠다.”고 인사를 끝맺었다.
민주당은 물론 한국 정계 전체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여야 정치권의 관심은 이미 그의 향후 행보에 쏠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비명계나 소장파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위기'에 대한 걱정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전 대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김남국 코인사태, 송영길 돈 봉투 사대 등의 반사이익을 얻었던 국민의힘에서도 이 전 대표의 귀국 이후 정국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당분간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거나 당내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출판기념회와 전국 순회 강연 등을 통해 외교 이슈에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상세히 소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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