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이승우의 미술이야기] 갤러리 숨, 고보연 작가 '정희의 일기' (상)

image
고보연 작가 작품/사진=이승우 작가 제공

고보연은 설치작가이다.

설치란 평면 회화에서 프레임을 제거하고, 조각에서 받침대를 제거해 버린 것으로 이유가 있는 어떤 것을 전시장에 내놓고 전시장을 채우며 전시장까지 작품화하는 미술의 한 장르이다.

대개 설치는 행위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은데 굳이 분류하자면 사진, 행위와 같이 현대미술의 중요한 분야이다. 설치미술은 오브제의 발견과 진화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설치미술의 역사는 원조 격인 1914년 마르셀 뒤샹의‘샘’으로 알고 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었을 변기를 가져다 뒤집어 놓고 'R mutt 1914'라는 사인을 해서 출품하여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술은 회화나 조각이라는 것이 당연하다고 굳어있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충격이었을 것이다.

한참 뒤로는 획의 작가, 그래서 공력에 비해 작품값이 너무 비싸다는 구설이 있었던 재일교포 이우환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몇 톤이나 되는 철판과 바위를 설치하고 ‘관계-항’이라 했던 것도 생각난다.

또 유명하면서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예를 들자면 한때 대한민국의 자랑이었던 행위예술가 백남준이 TV로 탑을 쌓았던‘다다익선’도 있다.

또 백남준의 행위예술이라는 명목으로 백남준에 의해 그리스 조각 같은 몸매를 드러내고 첼로를 연주해야 했던 첼리스트 샬럿 무어만, 또 그와 함께 한 아파트에 살며 나중에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를 불화시켜 비틀스를 해체하는 데 일등 공신 노릇을 했던 존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 등도 모두 설치미술의 짜릿함을 맛보았던 행위예술가들이다.

설치미술은 우리나라의 장승과 솟대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행위와 함께 설치하는 작가들이 몇 명 생각이 나는데 전문적으로 설치미술만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마음을 훔치는 작가는 독일 유학파 작가인 고보연이 유일하다.

어느 때 나는 고보연 작가는 차라리 사진작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현존하는 사람이나 사물의 외양을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애환이 많은 이 나라 여인들의 세월을 찍는 사진작가라는 생각을 했었고 어느 정도 맞는 말일 것이라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그쪽, 여인의 삶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깊이 있고 밀도 높게 연구하는 것이 고보연 작가의 전시회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발표하는 표현을 보며 느낀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김제김제시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 ‘파란불’

금융·증권미 증시 덮친 'AI 거품' 공포…한국·일본 증시에도 옮겨붙어

문화일반세대와 기록이 잇는 마을…부안 상서면 ‘우덕문화축제’ 7일 개최

법원·검찰장애인 속여 배달 노예로 만든 20대 남녀⋯항소심서도 ‘실형’

익산10월 익산 소비 촉진 정책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