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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삼위일체…'잼버리 안정화' 관심없는 정치권, 물어뜯는 언론, 복지부동 조직위

서로 비난과 정쟁으로 허비 
정작 지원이나 현장 방문, 자기반성 제로
조직위 고위간부진 비상사태에도 총리와 장관 의전에 더 신경쓰는 모습까지
날씨마저 야속 태풍 예보에 전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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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휴식하는 잼버리 대원들/사진=조현욱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실상 중도에 막을 내리게 됐다. 

정부는 잼버리대회를 수도권 등지로 장소를 옮겨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잼버리는 이미 스카우트 활동의 본질이 사라진 ‘코리아 호캉스’(호텔+바캉스) 관광 행사로 변질됐다.

7일 잼버리 참가자와 자원봉사자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새만금 잼버리 안정화에 전혀 관심 없는 정치권’과 ‘물어뜯고 보는 언론’ ‘복지부동 자세로 일관한 조직위’가 만든 합작품이라는 평가다.

이들 세 주체는 일종의 부정적 삼위일체(三位一體)로서 잼버리대회의 혼란을 수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애정을 쏟기보단 비난과 혐오, 그리고 회피하는 자세로 시간을 허비했다. 

정치권은 잼버리를 끝내 정쟁의 도구로써 악용, 잼버리 대원 새만금 영지 조기 철수의 빌미를 제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잼버리 대회의 혼선과 악재를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공격할 기회로 판단,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자 정쟁화하지 말라던 국민의힘은 그 탓을 민주당과 전 정권인 문재인 정부, 그리고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있는 전북도에 돌렸다.

이들은 마치 시한폭탄을 돌리듯 자신들의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남의 허물만 들춰냈다. 물론 정치권 차원의 대안 제시나 반성은 없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잼버리의 열악한 기반시설 논란에 대해 "비록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폭염 탓이라지만, 정부·여당이 잼버리 준비에 좀 더 철저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잠시 사과했다. 하지만 이는 겉치레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잘못이 더 크다고 이내 날을 세웠다.

언론은 잼버리대회의 난맥상을 세계에 알리고, 환경이 개선되는데 일조했지만 환경이 다소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최악의 사례를 찾고 비난하기에 바빴다.  

경쟁적인 보도환경에서 먼저 특종과 온라인 기사 조회수를 최대한 많이 뽑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새만금과 전북이 모든 원흉이 되는 상황에서 격려를 강조하는 목소리는 묻히거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언론 논조는 파행된 잼버리를 중단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몰고 갔다. 

국내 보도에서 잼버리의 프로그램과 본질은 관심이 없었고, 그 속에서 희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실종됐다.

조직위원회는 이러한 현상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조직위에는 여러차례 소통불가와 복지부동, 안일함을 넘어 오만함까지 지적됐지만 일시 조직인 이들은 '오합지졸' 그 자체를 연상시켰다.  

특히 조직위는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게 중론이다. 당장 눈앞의 문제점마저도 해결 대신 자신의 업무가 될까 염려해 다른 부서나 직원에게 일을 떠넘기기 바빴다는 목격담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원봉사자는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나 지원 물품 배급 등 문제에 대한 문의 사항 하나를 처리하는 데도 업무 떠넘기기 현상이 너무 심했다”면서 “결국 서로가 담당이 아니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처음에 물어봤던 사람이 담당자가 맞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신 조직위 간부진들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나 정부 부처 장관들의 의전에만 각별히 신경썼다는 후문이다.

언론 홍보조차 미숙해 사실상 언론 통제로 받아들인 기자들의 비판 마인드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열과 혐오로 점철 돼 버린 이번 잼버리 사태로 전북은 전 세계인의 화합은 커녕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 하늘도 도와주지 않았다. 새만금 잼버리의 종료는 태풍 예보가 쐐기를 박았다. 기후마저도 총체적 난국에 동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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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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