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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사상 최악 오명 속 “과거 잼버리 무조건적 미화 경계 필요”

새만금 잼버리 비판 위해 과거 잼버리 소환, 긍정적인 장면 부각
일본 잼버리 참가자 3만 3628명 중 3247명(10.4%)이 병원행
2005년 미국 버지니아 잼버리 300여 명이 탈수와 어지럼증 발생 지도자 4명 감전사도
91년 고성 잼버리 강풍에 텐트 소실 정상 일정 취소 사태, 음식 문제 등 거론
과거 사례 참고했음에도 대응 못한 책임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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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숙영지/사진=조현욱 기자 

2023 새만금스카우트잼버리가 ‘역대 최악의 잼버리’라는 오명을 쓴 가운데, 새만금 잼버리를 비난하기 위한 도구로 과거 잼버리 대회가 소환됐다. 그러나 과거 대회에서도 지금과 같은 문제가 다수 발생해 "정확한 분석이 결여된 과거 대회 미화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과거 대회의 위기 상황이 새만금 잼버리 실패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잼버리 담당자들이 해외 출장 등을 통해 개선점과 주의점을 모두 인지했음에도 이를 적용치 못한 책임이 분명해서다. 

△"30년 전 잼버리보다 못한 새만금 잼버리" 비판 등장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던 이번 잼버리 대회는 정부와 자치단체가 직접 치르는 국제행사로 큰 성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부실한 준비와 대응으로 행사 기간 내내 진통을 겪었다.

자연스럽게 국민과 언론의 시선은 지난 대회에 쏠렸다. 새만금 잼버리를 비판하기 위한 명분으로 지난 대회의 성과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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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잼버리 실패를 부각하기 위해 활용되는 1991년 고성잼버리/출처=유튜브 갈무리

특히 일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는 새만금 잼버리의 비극을 부각하기 위해 32년 전 열렸던 강원도 고성 잼버리의 성과를 부각시켰다. 또 새만금과 비슷한 간척지에서 치러진 2015년 일본 야마구치 키라라하마 잼버리도 주요 비교 대상으로 거론됐다.

새만금 잼버리가 실패한 대회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와 비슷한 상황은 지난 잼버리에서도 반복된 고질적인 문제였다.

△1991년 강원도 고성잼버리 "위생문제, 기상악화, 해외대원 시위 악재"

1991년 8월에 치러진 강원도 고성잼버리는 고작 91억 원의 예산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실제 화장실 문제, 기후 대응 문제, 음식 문제 등은 이 당시 대회에서도 언론에 보도됐다. 운영에 불만을 느낀 스위스 대원들의 시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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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연합뉴스 보도 당시 예산이 1400억원이 투입됐다고 보도한 내용/출처=네이버 뉴스 갈무리

당시 언론에 보도된 예산도 널리 알려진 91억 원이 아닌 1400억 원으로 나왔다. 30여 년간 원화 화폐가치 변동을 고려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다.

연합뉴스는 1991년 8월 15일 <잼버리 총평> 기사에서 “정부와 강원도는 한국보이스카우트 일부 대원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2천년대 주역이 될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목표아래 1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등 지나칠 정도의 투자를 했다”고 보도했다.

고성 세계잼버리는 비바람에 전체 텐트의 3분의 1이 무너지면서 대회 초반 행사 전반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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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잼버리 위생문제 지적한 연합뉴스/출처=네이버 뉴스 갈무리

화장실과 식사 문제도 있었다. 각 야영지에서는 화장실에 대한 불평이 쏟아졌고, 대회 본부에도 연일 시정을 요구하는 각국 대표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인제군과 홍천군 등 고성군 인근 지자체까지 동원됐다. 1991년은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되기 전 시기다.

△일본 야마구치 잼버리 "온열질환, 해충문제" 노출에 참가자 10% 병원행 

9년 전 2015년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린 제23회 일본 야마구치 키라라하마 세계잼버리는 40도에 육박하는 기온과 80%를 넘는 습도로 열사병, 탈수, 화상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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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일본 잼버리 보고서 표지/출처=일본스카우트연맹 

세계스카우트연맹 산하 국제스카우트가이드친선연맹(ISGF) 홈페이지에 실린 보고서에서는 “기온이 30∼40도까지 치솟고 습도가 80%에 이르렀다"며 "많은 이들이 화상과 탈수로 잼버리 병원을 찾았고 잼버리 장소에 많은 모기가 목격됐다"고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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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 홈페이지 스웨덴과 영국 국적 일본 잼버리 참가자의 뇌수막염(IMD)  확진 사례 5건, 의심 사례 3건에 대한 보고가 담겨있다.

또 참가자 3만 3628명 중 3247명(10.4%)이 병원을 찾았다. 일본에서 열린 세계잼버리는 8월 폭염과 나무 한 그루 없는 간척지, 높은 습도와 벌레 문제가 제기되는 등 새만금과 상황이 비슷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스웨덴과 영국 국적 일본 잼버리 참가자의 뇌수막염(IMD)  확진 사례 5건, 의심 사례 3건을 보고하기도 했다. 

△미국 버지니아 잼버리 37도 이상의 폭염, 300명 집단 탈수 증세  

2005년 7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내셔널 잼버리도 폭염으로 고통받았다. 잼버리가 열린 육군 기지 ‘포트 에이피 힐’의 낮 기온은 37도 가량이었다. 이 사실은 미국의 방송사인 NBC가 보도했다. 그 결과 300여 명의 대원이 탈수와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밖에 2016년 핀란드 국제잼버리 행사에선 12세 영국 참가자가 돌연사하는 사고도 있었다.

△과거 잼버리문제 개선노력 아쉬움, 비난 위한 비난 지양해야  

과거에 같은 상황이 있었다고 해서 이러한 사실이 새만금 잼버리의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교사 사례를 개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경고음을 울리지 않은 탓이다. 

전북도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무원 10여 명을 2017 북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 참가시켰다. 그리고 출장자들은 새만금 잼버리 대비를 위한 100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무용지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새만금 잼버리’만 각종 문제가 다량으로 발생한 대회인 것처럼 호도되는 것은 향후 후속대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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