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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새만금 그 길을 묻다] (하)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도시 새만금

새만금 사업 그 규모와 성격 지역을 넘어서는 스케일  
새로운 도시 하나를 창조 하는 개념
박정희 정부 때부터 현재까지 그 명맥
정치용으로 출발이 아닌 한국 전체 먹거리 위해 탄생
지역적 관점 벗어난 패러다임 적용 시급
SOC 없는 글로벌 경제도시 어불성설
정치가 아닌 미래세대를 보고 나가야 하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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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개발사업의 개요/출처=새만금개발

새만금 사업은 그 규모와 성격상 전북만의 사업이 아닌 대한민국에 새로운 경제도시를 조성하는 사상 최대의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논란으로 사업 자체의 의미가 왜곡되면서 새로운 개념 정립이 시급해졌다. 특히 국제공항과 철도, 신항만 등 필수 SOC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글로벌 경제도시’계획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새만금 사업 전면 재검토의 발단이 된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은 날로 그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가장 큰 오해는 새만금을 전북 정치인과 토호들이 기획한 ‘사기극’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새만금은 노태우 정부 당시 선거 기획으로 출발했다는 보통의 상식과는 그 출발선이 조금 다르다. 애초부터 대한민국 국민의 전체 먹거리를 위해 지난 1971년 박정희 정부 당시 옥서지구 농업개발사업계획'으로 사업 구상이 시작돼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7년 인근 지구를 통합한 '새만금 간척 종합개발사업'을 발표한 것이 그 시초다.

새만금은 이제 잼버리 사태를 계기로 32년간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과거 굴레를 벗고 본질을 추구해야 할 시점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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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새만금 기공식에 참석한 노태우 태통령/전북일보 자료사진

△새만금 바로알기 

새만금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전북과 충남 일부 지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해양 경제도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부안군과 군산시를 잇는 33.9km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를 축조함으로써, 내부토지 2만9100ha와 담수호 1만1800ha 등 총 4만 900ha(409㎢)의 땅을 새롭게 조성하는 국토개발이 그 실체다. 전체 규모는 409㎢로 서울의 3분의 2, 파리의 4배에 이르고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에게 9.9㎡씩 나눠줄 수 있는 크기다.

새만금을 지역사업으로 인식하고 전북도 등 지자체가 예산을 따냈다는 표현도 엄밀히 따져보면 틀린 이야기다. 한마디로 새만금 예산을 따내도 향간에 떠도는 말처럼 ‘지역토호’가 해먹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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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새만금 구조/출처=새만금개발청

10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총사업비는 22조 7900억 원으로 국비가 12조 1400억 원, 민간자본이 9조7000억 원, 지방비가 9000억 원이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쉽게 말해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하고 민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지자체는 보조적인 역할로 새만금 사업의 규모는 지자체가 소화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섰다. 새만금이 지자체 공약보다 대통령 선거 공약 단골 메뉴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새만금 사업의 총 책임자 역시 전북도지사가 아닌 새만금 위원장인 국무총리다. 이는 한덕수 총리의 지시 한 번에 새만금 계획의 전면재검토가 이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새만금 사업을 총괄하는 새만금개발청도 국가기관으로 자치단체장이 아닌 중앙정부의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선거에서 새만금 공약이 ‘봉이 김선달’식으로 침소봉대되면서 마치 새만금은 전북만의 지역사업인 것처럼 오인돼 왔다. 물론 새만금 사업에 지역정치권의 역할이 큰 편이지만, 역설적으로 매번 정치 논쟁에 휘말리면서 오히려 사업에 혼란이 가중됐다는 분석도 있다.

△필수 기반시설 없는 신산업 도시 불가능

정부는 공교롭게도 새만금 잼버리가 끝나자마자 새만금의 큰 그림을 이차전치와 첨단산업 위주로 다시 그리겠다고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차전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편안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구조를 수립한다는 틀 아래 새만금 개발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리조트나 테마파크 등 사람들이 찾고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는 안도 거론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새만금 SOC 사업 중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등의 적정성과 경제성을 내년 6월까지 재검토한다는 역설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재검토 결과에 따라 (일부 SOC)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는 백지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자 당장 새만금에 입주한 이차전지 기업들이 혼란에 빠졌다. 기업 위주의 큰 그림을 그린다던 목표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명박 정부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새만금 사업이 기존 농지 위주 개발에서 첨단 산업 위주의 계획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던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정 의원은 실제 한 총리에게 “이미 수조 원대 투자에 나선 기업들을 위해 새만금 내부개발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에 앞서 새만금 투자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기업 측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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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개발사업의 역사성/출처=새만금 개발청 

△새만금 특별자치시 ‘사필귀정’

새만금이 전북만의 새만금이 아닌 ‘대한민국 새만금’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새만금 특별자치시 설치는 ‘사필귀정’이라는 분석이다.

새만금의 태동 자체가 정부 주도였고, 지방선거와 총선에 새만금이 활용되면 활용될수록 새만금의 정쟁화와 정치 도구화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사업에 대해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를 축조하여 간척토지(291㎢)와 호소(118㎢)를 조성 방조제 외부 고군산군도 3.3㎢와 신항만 4.9㎢ 등을 개발하여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기존 자치단체에 구속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도시의 한 주체로서 새만금이 미래 새만금이 그려나갈 모델이라는 뜻이다.

현재 새만금은 정쟁의 중심에서면서 야당 그것도 더불어민주당의 사업으로 인식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세계를 선도하는 그린에너지와 신산업 허브 △이차전지 중심의 미래 산업도시 △친환경 첨단농업 거점 △테마파크 등 관광 중심도시 △세계로 열린 관광형 경제특구가 그 궁극적 모델인 새만금은 진보세력에는 환경을 파괴하는 적폐로 보수 지지층에선 호남 혐오와 엮인 불필요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와 두바이, 상하이 등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간척사업의 성공은 곧 그 나라의 국토와 인구, 해외 투자를 유발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러한 인식은 새만금이 전북도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전북이 새만금 예산을 마치 사적으로 유용하는 듯한 악의적인 가짜뉴스까지 횡행하게 됐다. 최근 이러한 여론 형성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마치 이제까지 새만금에 들인 예산을 전북도가 유용하고, 잼버리용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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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새만금을 시찰하며 국제공항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 왼쪽 옆으로 당시 농림부 장관인 정운천 의원의 모습도 보인다/전북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는 여당의 자승자박이다. 김제공항 대신 새만금 국제공항 설계를 지시한 이는 다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농지 위주의 계획을 동북아의 두바이로 만들겠다며 세계경제자유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이때 처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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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7월 새만금 사업 예산투입을 약속한 노태우-김대중 영수회담 전북일보 보도/전북일보 DB 

첫 설계자는 박정희 대통령이며, 첫 삽을 뜬 이는 노태우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의 결단에는 당시 야당 총수였던 김대중 대통령의 제안이 큰 작용을 했다. 사실상 영수회담을 통한 여야협치가 새만금을 탄생시킨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전북과는 연고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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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전북도청을 방문해 새만금 사업의 패러다임을 농업에서 산업으로 국내에서 글로벌 경제로 전환할 것을 시사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시 김완주 전북도지사도 이러한 방향성에 찬성하며 신속한 개발을 호소해왔다/사진=전북일보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는 특히 예산 2조 1327억 원을 투입해 새만금 산업용지 일부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며 현재의 새만금 기본계획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새만금위원회 발족, 산업단지 착공,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 확정, 동서2축 예타 통과, 새만금특별법 제정, 새만금개발청 설립근거도 이때 만들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새만금 사업의 국가주도와 안정성을 추진했고, 그 결과로 새만금개발청이 설치됐다. 이때 무려 예산 2조 7235억원이 투입됐다.

새만금에 매몰된 비용은 이미 천문학적으로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은 전북도민에 사기를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국제공항, 신항만, 철도를 계획대로 건설하고, 최대한 빠르게 이 사업을 종결짓고 새만금 특별자치시를 특별법을 통해 출범시키는 게 미래세대를 위한 최후의 방책으로로 평가된다.

새만금을 둘러싼 세 기초자치단체간 갈등, 정쟁화, 지역갈등, 국책 사업임에도 지역 사업으로 인식되는 한계 이 모든 것을 극복하려면 소지역주의를 내려놓고 세종과 같이 특별자치단체로 만들어 국토 전체적 관점으로 새만금을 조명하는 일이 남았다는 의미다.

새만금은 빨라야 2050년에 완성되는 사업으로 현재 세대가 아닌 미래 세대에 안겨줄 도시다. 

정치인과 지금 세대는 ‘신 경제도시 새만금’의 초석을 다지고, 만들어낼 필요가 있는 만큼 정책적 유행보다 도시를 만드는 기본작업에 충실하고, 국책 사업의 이름만큼 국가가 주도하고 관심 갖는 사업으로 인식의 전환이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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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현장을 시찰하는 노태우 대통령/전북일보 자료사진 

새만금의 본질과 그 시작에 대해선 여러 논쟁거리가 있지만, 이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처음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1991년 새만금 기공식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마지막 발언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시대 국토개발의 빛나는 기념비가 될 대역사를 기공하면서 우리모두는 더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해 각자의 직분과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공사 관계자들의 분발과 주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도 재조명 됐다. ‘좋아 빠르게 가!’로 압축되는 추진력을 자랑하는 윤 대통령은 임기 내 새만금 완성을 강조했다.

오는 12일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회의 핵심 관계자는 “이제는 그 약속을 멈출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약속한 ‘글로벌 자유경제도시 대한민국 새만금’을 만들 완성의 시간”이라고 역설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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