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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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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진안문화원 부원장·전라고 교사 

‘-다움’이란 가치, 정체성, 특징 등을 담아내고 있는 용어이다. ‘인간다움’ ‘나다움’ ‘우리다움’ ‘아름다움’ 등 ‘다움’을 붙이면 그 의미가 명확해진다.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고 정체성과 특징을 결정지어 준다. 흔히 이야기하는 ‘인간다움’은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질이나 덕목을 일컫는다고 한다. 최근 어느 철학자는 인간다움에 대하여 공감, 이성, 자유가 공존할 때 인간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연하자면 “인간다움이란 공감을 연료로 하고 이성을 엔진으로 하여금 자율적인 공동체적인 규범을 구성해 공존하는 성품”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농촌다움’ ‘도시다움’ 등 공간적 의미도 그 특징과 정체성을 분명하게 해준다. ‘농촌다움’은 오래된 전통과 마을공동체를 떠올리게 한다. ‘도시다움’은 세련되고 현대화된 문화를 생각하게 한다. 진안고원에 자리 잡고 있고, 마이산이 있는 진안군의 ‘진안다움’은 무엇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필자는 생태자연과 마을공동체, 정여립 선생의 대동사상을 담아내는 것 이라 생각한다.

 한국 풍수사상을 학문적으로 체계를 이룬 풍수학자 최창조는 용담댐이 완공되기 전 진안군 일대를 답사하면서 진안군을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려도 될 정도로 자연 생태가 잘 보존된 지역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마치 오래된 미래 같은 곳이 ‘진안’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무산되기는 했지만 최창조 풍수학자를 진안에서 거주하면서 집필과 강연할 수 있는 인문학 장소를 기획하기도 했었다. 이는 진안군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진안군을 한국 풍수의 메카로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최근 진안군은 ‘진안고원’을 널리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요즘 같은 기후변화 와 관련하여 적절하고 잘 어울리는 브랜딩이라 생각한다. 마이산 역시 놓칠 수 없는 진안군의 보물이다. 진안군은 잘 몰라도 마이산은 대한민국 국민이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가 되었다. 여기에 진안군 70여개 마을에 분포한 ‘마을숲’이 미래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진안의 생태자원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여기에 진안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모습은 진안다움을 더해 준다. 세계시민교육의 주요 격언인 우분투(ubuntu)는 “네가 있어 내가 있다” (I am Because you are)는 의미는 진안군 마을공동체 정신과 통한다. 진안군은 예로부터 마을에서 당산제를 비롯하여 공동체 행사가 곳곳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마을마다 송계, 서당계, 장학계 등 소중한 기록이 남겨진 공동체 연구의 보고이다. 특히 최근 배수호 교수(성균관대)의 진안 중평 공동체 연구의 기본 자료인 진안군 중평마을의 산림계 정관과 산림계 수계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진안군의 마을공동체는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된 자산이 된 것이다. 현재도 진안군 마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마을 공동체 사업은 단언하건데 진안다움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진수이다. 

 진안다움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핵심은 진안 정신이다. 진안 정신은 지역과 관련된 수많은 역사적 인물이 있지만 정여립 선생의 ‘대동 정신’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천반산 주변에 그의 수많은 전설은 진안군민 면면에 스며들어 있다. 그의 대동사상은 진안군민의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푸른 용의 해 병진년 진안만의 가치를 만드는 ‘진안다움’을 이루는 원년이 되길 소망한다.

/이상훈 진안문화원 부원장·전라고 교사 

 

△이상훈 부원장은 현재 전라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으로서 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진안문화원의 부원장으로서 지역문화와 농촌교육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서 『이상훈의 마을숲 이야기』『진안 가슴으로 담다』『우리마을』『진안의 마을신앙』『진안의 마을 유래』『진안지역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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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새벽메아리 #진안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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