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7:15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③전주병 정동영 “전북혁명 위한 전북도민 원탁회의 제안”

전국최다득표 3회 신기록 
한국과 전북 모두 위기상황
전북경제 전국 최하위 가속
전북통합의 정치 구현 시급
전북도민 원탁회의 구상 계획

image
정동영 당선인이 17일 진행된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의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있다/사진=오세림 기자 

지난 1996년 4월 11일 실시된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주 덕진구(현 전주병)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정동영 당선인이 22대 총선에서 또다시 같은 지역구에서 전국 최다 득표(11만 7407표)를 받고 전북 국회의원으로 돌아왔다. 

MBC뉴스 앵커로 주목받았던 정 당선인은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눈에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 전주 덕진구로 출마해 당시 전국 최다 득표율 (89.91%)을 달성하며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 시절부터 여의도를 주름잡던 정 의원은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시 전국 최다 득표율(88.24%)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5선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한국 정치사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다. 초·재선 시절부터 ‘스타 정치인’이었던 그는 전주 시민들로 부터 사랑과 질책을 함께 받으며 낙선의 아픔도 경험했다. 

정 당선인은 단순한 ‘5선 중진’을 넘어 ‘정동영’이라는 이름에 따른 도민 기대치를 어떻게 충족해야 하느냐는 고민에 빠졌다. 17일 만난 그는 통합적 관점에서의 ‘큰 그림’을 강조했다. 그 중심에는 전북이 지금처럼 작은 이익에 몰두한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다시 전주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5선 국회의원이 되셨습니다. 도민들의 기대가 큰데요. 

“동일 지역구에서 전국 최다 득표를 세 번이나 했다는 점에서 우리 전주 시민들께 큰 감사함을 갖고 있습니다. 5선 때 11만 7407표. 정말 정동영이가 제대로 일하라는 명령이죠. 초선 때 9만 7858표로 전국 최다 득표를 했는데 그때보다 많은 표를 받아 국회에서 다시 전북도민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게 무한한 영광이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뒤로하고, 국회의원으로 다시 선택받을 수 있었던 배경을 꼽자면. 

“제 선거 슬로건이 ‘전북의 구원투수’였잖아요. 구원투수가 나서야 할 정도로 전북이 위기 상황인데 그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신 것 같아요. 또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는 구호는 전체 총선을 관통하는 시대 정신을 대변했다고 봅니다. 핵심의제가 딱 맞아떨어진 거죠. 실제로도 많은 시민들이 저를 만나면 ‘제대로 싸워라’고 강하게 주문하셨어요. 누가 더 잘 싸우고 전북을 살릴 것인가를 판단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22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실지 고민이 크실 것 같습니다.

“일단은 정치의 복원부터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사라졌고, 전북의 정치가 약해졌어요. 정치의 기능이 본래 국민통합이거든요. 성공한 대통령 역시 국민통합에 성공한 대통령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국난 시기엔 국민의 힘을 끌어내는 게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서 오히려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야당과 대화하지도 않았습니다. 정치의 죽음이죠. 이 정치를 복원하는 작업을 저는 이미 시작했습니다. 여당 의원들하고도 소통하고 있어요. 제 생각에 공감하는 정치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식적인 의사도 표현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이제는 국민이 서로 반대되는 세력을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응징하고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니까요. 정치의 기능을 마비시킨 정부와는 싸워야합니다.”

 

전북 정치의 복원과 통합을 강조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전북정치의 통합일까요.

“전라북도와 전주 위기잖아요. 전북 객관적 지표에서 전국 꼴찌잖아요. 이대로 좋은가요? 이대로 좋다면 그냥 가야지요. 전북 국회의원, 지자체, 언론이 따로 놀아도 되죠. 서로 자기 지역구만 보고 내 일만 챙기면 되겠죠. 그러면 되겠습니까. 근시안적 시각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는 정치는 공멸을 부추길 뿐입니다. 전북이 소멸하고 있잖아요. 이제 막아야죠. 그렇다면 전북 정치가 복원되고 통합돼야 합니다. 전북을 전주를 우리 아이들도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면 또 경제구조를 바꾸려면 의식혁명이 필요합니다. 도민들의 의식에 혁명이 일어나려면 전북 정치 통합이 우선입니다. 전북도민이 정동영을 다시 불러낸 이유도 전북을 바꾸는 일에 앞장서라는 뜻이라고 봅니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데, 실행할 수 있는 추진 주체가 있습니까.

“지금 그 작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제가 5선 선배 당선인으로서 우리 전북 당선인들 일대일로 대면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가장 큰 줄기는 우리끼리 작은 거 가지고 네 몫 내 몫 하면서 반목하지 말고 전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함께 그리자는 건데요. 전북 국회의원 팀장을 자처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이대로 가면 전북 붕괴는 현실이 됩니다. 우선 멈춰야죠. 지난 30년 동안 전북 인구 꾸준히 줄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멈추게 할 것인가. ‘비상 행동’이 필요합니다. 긴급한 사태입니다. 비상 행동을 하는데 거기에 이제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175만 도민이 합의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들 수 있는 ‘전북도민 원탁회의’를 제안합니다. 지금 정치권이 의사 타진을 하고 있어요. 왜 원탁회의냐 물으신다면 175만 도민이 한자리에 다 모일 수는 없잖아요. 1차적으로 시민사회, 언론, 지방정부, 정치권, 대학, 산업계, 노동계, 종교계 각 부문 대표들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이대론 안 된다는 대전제에 합의하고 전북경제와 정치 시민의식을 근본부터 바꾸자는 목표에 합의를 이루자는 것입니다.”

image
전북발전플랜에서 원탁회의를 강조하는 정동영 당선인/사진=오세림 기자 

 

전북의 현실이 지난 30년간 많이 쇠퇴했습니다. 그걸 잘 설명해주는 단면도 적지 않을 텐데.

“호남지역에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장이 두 개 있어요. 전북에는 현대차 전주공장이고, 광주에선 기아차 광주공장입니다. 두 공장이 한 30년 됐을텐데 시작할 때는 두 공장 모두 자동차 6만 대를 생산할 수 있게 설계됐어요. 전북은 트럭이나 버스 상용차고, 광주는 승용차인데 지금 얼마나 격차가 벌어졌을까요? 현대차 전주공장 작년에 3만 대 생산했어요. 가동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겁니다. 광주 기아차는 같은 기간 60만대를 생산했답니다. 10배의 생산율이죠. 우리가 스스로 발전 기회를 놓친 겁니다. 현대차 회장이 한 번도 전주공장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 도민들이 요구하고 목소리를 내면 정치적이 아니라 도민의 명령이 되는 겁니다.”

 

이번에 ‘통합’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하시는 거 같습니다.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해서도 지난 20대 국회때보다 더 강하게 역설하시는 면도 있고요.

“1994년 통합이 필요한 도농복합도시가 92개가 있었습니다. 이 중 몇 개의 도시가 통합했을까요. 90개가 통합에 성공했습니다. 그럼 도시 두 개가 남죠? 이 두 개가 어디일까요. 바로 전주와 완주입니다. 전국에서 우리 전주와 완주 빼고 다 통합했다는 거예요. 다른 곳 다 합쳤는데 전주와 완주만 찢어진 채로 있는 셈이죠. 통합한 90개 도시가 바보라서 합친 걸까요? 합쳐서 이익이 되니까 합친 거예요. 가장 최근에 합친 게 청주와 청원이죠. 이후에 충북이 어떻게 됐는지는 설명 더 안 해도 아실 겁니다. 다시 도민의 의지를 모아서 추진해야 합니다. 정치인이 아니라 도민의 명령으로요. 전주와 완주만이 아니라 새만금특별자치시 논의도 더 이상 피해선 안됩니다. 새만금에 만금(萬金)이 없어요. 군산, 김제, 부안 세 지자체가 관할권 가지고 끊임없이 다퉈요. 발전 동력도 많이 떨어졌어요. 이것도 범도민 원탁회의에서 결정할 일이죠. 전북도민이 가만히 있어서 어떻게 됐는지는 과거가 알려주고 있습니다.”

 

희망 상임위와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상임위는 전북 의원 아무도 안 가는데 가겠습니다. 외통위가 중요하긴 한데 다른 전북 당선인들이 선호하진 않더라고요. 저는 일단 전주발전과 국가위기 극복 두 가지 측면에서 상임위를 고민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이 위기입니다. 전북이 위기입니다. 저출생, 지방소멸, 과학기술 경쟁력 저하, 평화위기, 기후위기가 우리의 문제가 됐습니다. 사회가 분절됐습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이걸 해결하라는 전주시민과 전북도민의 명령 잊지않겠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동영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정치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