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도체제 공고화 “민주당 공천과 직결”
전북정치권 실용주의 대신 대결구도 택한 모습
도내 자치단체 정부와의 관계설정 공조 어려워
전북 단체장, 지자체장 역할과 당론 사이 딜레마
정부 예산보복, 감사원 표적감사 대상 가능성도
22대 국회가 반쪽개원에 이어 반쪽 원 구성을 강행하는 등 여야 간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전북현안이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전북은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을 특정 정당 소속 정치인들이 독식하고 있는 만큼 공천이 중요한 도내 선출직 입장에선 ‘민생’보다 ‘당론’을 우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북정치권 역시 지역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나 표면적으로는 실용주의 대신 대결 구도에 집중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기에 ‘강성당원’의 요구에 따라 지역구 의원들의 의정활동에도 제약이 생긴 셈이다. 정부 측의 대응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각 정부 부처들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눈치 때문에 국회 보고나 상임위 출석마저 미루면서 지역현안에 제동이 걸렸다.
17일 전북정치권 등에 따르면 22대 국회가 여당 없는 반쪽이 되면서 도내 자치단체장들도 정부와의 관계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단체장들 역시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기에 정부와 협조할 경우 닥쳐올 강성당원들의 비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여야협치’를 전면에 내걸었던 전북 도정도 잼버리를 기점으로 크게 꺾였고, 22대 국회 들어서는 한층 더 약화됐다.
전북 일부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김 지사의 여당과 협치 행보를 두고 사석에서 불쾌한 심정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기조는 22대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공고화 됐다.
전북 국회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심판’을 공약으로 내걸었기에 당 주류가 된 강경파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강한 대정부 메시지가 자신을 개혁성향의 국회의원으로 비춰주는 데다 자칫 비개혁성향으로 당원들에게 찍힌다면 정치 행보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북 단체장들은 단체장으로서 역할과 당론 사이에 딜레마를 겪고 있다. 이는 지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정치적 행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데다 선거 조직원이 될 도내 당원들이 강성화한 것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앙정치권 대결구도에서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된 전북은 졸지에 정부의 예산보복이나 표적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앞서 감사원은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일환으로 실시된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예타 면제가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잼버리 대회 이후 새만금 예산이 70%이상 잘리고, 사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단됐는데 22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대치가 심화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관계자는 “여야의 강 대 강 대치에 대한 피해는 결국 국민, 그것도 정부의 지원과 예산이 절실한 낙후지역 주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살얼음판 정국에서 윤 정부에 빚이라도 졌다간 큰일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의 단독개원에 협조하지 말라는 기조가 강해져서 직원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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