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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농촌 '식품사막화' 심각...10곳 중 8곳 이상 식료품점 없어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 전북 행정리(5245개) 83.6% 식료품점 부재
광역단체 중 최다, 시군별로는 정읍 93.3%, 진안 89.8% 등의 순
음식 접근 어려운 환경, 농촌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현상 원인
전북연구원 정책적 관심, 농촌형 식품 물류·유통시스템 구축 제안

전북 농촌 지역의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식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식품사막화' 현상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소매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마을 내 식료품점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4일 전북연구원이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를 분석한 결과 전북 행정리 5245개 중 4386곳(83.6%)은 식료품을 살 수 있는 마을 점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7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북에 이어 전남(83.3%), 세종(81.6%), 경북(78.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도내 지역별로는 정읍시(93.3%), 진안군(89.8%), 남원시(87.8%), 장수군(87.4%) 등의 순으로 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마을 비율이 높았다. 거주지에서 식료품 소매점까지 무려 1시간 이상 걸리는 마을은 군산시가 6곳, 완주군이 1곳 등 총 7곳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농촌 인구 감소와 열악한 대중교통, 사회적 네트워크 약화, 대형 유통업체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 초반 스코틀랜드 서부에서 처음 사용된 '식품사막'은 사막에서 물을 찾기 어렵듯 식료품을 구매하기 어려운 지역을 일컫는다.

식품사막화는 단순히 식료품 구매의 불편함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선한 식품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농촌 주민들은 영향 불균형과 만성질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고령자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외에서도 '식품사막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캐나다는 'Revised Northern Food Basket' 프로그램으로 고립된 북부 지역 주민에게 영양가 있는 식단을 제공한다.

미국의 'Food Hub'은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며, 볼티모어시는 '건강한 푸드 우선 지역' 정책을 펼친다. 호주의 'Outback Stores'는 외딴 지역에 신선식품을 공급하는 중앙 물류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연구원은 대응 방안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식품사막 지도를 제작·관리해 행정리의 식료품 소매점 현황을 정기적으로 파악할 것을 제안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협동조합 식료품점 운영을 지원하고, 노인을 위한 맞춤형 식료품 바구니 정책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농촌형 식품 물류·유통시스템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앙 물류 허브센터를 통해 소비자나 대리인이 주문한 식료품을 마을 내 거점 수령지에 배달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식품사막화 지수 개발을 통해 지역별 식품 접근성 현황을 정량적으로 관리하고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을 제시했다.

조원지 책임연구위원은 "농촌지역의 '식품사막'은 개인이 섭취할 수 있도록 생산된 모든 음식물이 없는 지역을 의미하기보다 개인이 식품을 쉽게 구입 가능한지를 의미하고 있다"며 "식품사막에 따른 주민의 영양불균형과 의료 및 유통 등 열악한 생활인프라로 주민들은 질병에 취약해지고, 먹거리 기본권과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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