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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마진거래'로 고수익 준다더니...전북 투자자들 수백 억 원대 피해

AI 활용 해외환율 투자로 매달 10% 수익 준다던 STS코리아, 수익금커녕 원금도 주지 않아
하부구좌에도 수익금 주는 피라미드 방식 지인까지 피해 확산... 집까지 팔아 투자한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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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전주 만성동에 위치한 SPS코리아 전주 지사 사무실. 평소 투자설명회 등으로 붐비던 공간이었지만 투자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면서 굳게 닫혀 있다./이종호 기자 

수년 전 배우자와 사별한 A씨는 생전에 미인가 투자회사인 SPS코리아에 100여 차례에 걸쳐 5억 4000여만 원을 송금한 부인의 계정(계좌)에 12억 원 상당의 돈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반환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이 회사의 실질적인 사주로 알려진 B씨를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됐지만 B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

경찰과 검찰은 수사기록에 SPS코리아가 현장설명회에서 원금보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고, B씨가 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한 것으로 확인되며, 'FX 마진거래'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일명 돌려막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FX 마진거래'가 이뤄졌던 사실이 인정되지만 B씨를 투자금을 보관하거나 관리하는 자로 볼 수 없어 범죄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정했다.

'FX 마진거래'란 개인이 직접 외국의 통화(외환)를 거래하는 현물시장을 말한다. 장외 해외통화 선물거래로 전체 거래금 중 일부만 내면 돼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예측이 틀리면 원금을 전부 날릴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기 때문에 국내에선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다.

B씨는 지난 2009년에도 부산에서 9조 원대 FX 마진거래를 불법으로 중개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바 있다.

'FX 마진거래' 로 막대란 수익금을 주겠다던 미인가 투자자문회사가 수익금은 커녕 원금마저 돌려주지 않아 A씨의 경우처럼 전북지역에서만 최소 수백 억 원 이상의 투자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에 본사를 두고 전주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는 투자자문업체  SPS코리아는 1구좌 당 5000달러를 입금하면 'FX 외환마진거래'로 매달 원금의 10%이상의 수익금을 약속해 도내에서만 100여 명이 넘는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600여 개가 넘는 ‘집합투자업 및 집합투자 판매업 인가업체' 가운데 SPS코리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처럼 미인가 업체로 확인되고 있지만 지난 2020년 전주 만성동에 지사를 개설한 SPS코리아는 매달 투자설명회를 통해 이제껏 진행했던 타 고객들의 투자수익금 등을 증거로 보여주며 투자를 부추겼다.

특히 하부구좌를 개설하면 일정 부분의 수익금을 주는 피라미드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아 본인은 물론 주변 지인들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암호화폐 지갑에서 투자 원금과 투자 수익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약속과는 달리, 현재 투자자들은 투자원금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는 예금금리가 연 1~2%대에 불과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노후자금이나 퇴직연금 등을 투자한 50~60대가 많은 상황이며 심지어 살던 집까지 팔아 투자한 경우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A씨는 “수년 동안 전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피라미드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초창기에는 돌려막기식으로 신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주다가 이제는 원금도 주지 않고 있다”며 “지금도 여전히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SPS코리아 관계자는 “주식투자와 마차가지로 환율투자도 손실을 볼 수 있고 회원가입 서류에 서명하기 전에 이 같은 사실을 충분히 고지했다. 삼성전자 주식이 하락했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삼성을 고소할 수는 없는 게 아니냐”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회사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일부가 불만을 품고 음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주 만성동 전주지사는 굳게 문이 닫혀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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