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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체육사 산증인’ 이인철 체육발전연구원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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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원장/전북체육회 제공

전북체육사의 산증인으로 활약한 이인철 체육발전연구원장이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6세.

이인철 원장은 50년 가깝게 전북체육의 역사와 함께 향토사 정리에 힘을 기울였다. 체육발전연구원 사무실에는 그간 수집한 자료와 역사서들이 빼곡하다. 

그의 인생은 한 편의 영화 같다.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이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고향은 북한 핵시설이 있는 영변 바로 옆인 평안북도 선천이다. 중학교 졸업 후 민주청년동맹에서 학생사건을 일으키며 남쪽으로 도망치다시피 와야 했다. 해방이 된 직후 목숨을 건 탈출이었다. 

남한에 오자마자 곧바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기약 없는 피난생활이 시작됐다. 북한군을 피해 남으로 발길을 옮겼다. 1950년 9월 경 대구에서 우연히 ‘북한진주경찰관 모집’ 공고를 보게 된다. 

합격한 이인철 원장은 전주에 배치됐고, 이것이 전북과 맺은 첫 인연이며 이후 제2의 전북인으로서 삶을 살게 된다. 경찰에 근무한 지 10년이 되던 해 옷을 벗어야 했다. 3.15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쓴 탓이다. 부정선거로 인해 5.16 군사정변이 발생하고 4.19 혁명이 일어나자 징계받아야 할 대상이 필요했다. 

이인철 원장은 1952년과 1953년 경찰 재직 당시 전북대표 사격선수였다. 합숙훈련을 통해 연습을 했고, 전국체전에도 전북대표로 참가했다. 전북사격선수 1호로 통한다. 1952년 서울에서 열린 제33회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단 한 차례의 체전도 빠지지 않고 현장을 누벼왔다. 

그는 체육발전연구원을 설립하고 전북체육에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전북체육 근대역사를 기록한 ‘실록 전북체육사’를 2002년 발간했다. 

전북체육사는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축구, 사이클, 마라톤, 태권도 등 8개 종목의 역사와 주요 경기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전북체육의 역사 그 자체였다. 

2009년에는 전주부사 번역집을 냈다. 전주부사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사람이 쓴 것으로 원본은 단 3권만 전해졌다. 

2015년에는 소장한 사진 자료들 중 200여점을 골라 ‘사진으로 보는 체육백년’을 발간했다. 2018년도엔 ‘사진으로 보는 체육백년’ 완성본을 출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북축구백년의 뿌리’, ‘1920년에서 1950년까지 체육기사발췌집’, ‘빼앗긴 역사 일그러진 근대’ 등도 수많은 땀과 노력의 결정체다. 

한편 그의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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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원장 별세
이강모 kangm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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