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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치미는 떨림"…유순예 신간 '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

유순예 시인, 3년 만에 시집 출간 
일상적 풍경 소재로 삶의 단면 보여줘
감사와 사랑 나열한 뻔한 사모곡 아닌
직관적이고 담백한 유순예표 사모곡, 진한 울림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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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예 '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 표지. 교보문고 제공 

 

생생한 감각과 위트 있는 시어를 구사하는 유순예 시인이 시집 <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모악)을 펴냈다.

3년 만에 선보인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을 소재로 하여 삶의 단면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며 현재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시편들은 시인이 힘겹게 세상을 건너온 고투의 흔적들로 역력하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특유의 유머와 언어유희를 곁들여 활달하고 개성적인 문장으로 써내려간다. 

“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당신이 시집올 때부터 죽을 때까지 살던 이 집에서/당신이 좋아하던 고구마를 굽네요/(…중략…)/봄비 같은 겨울비 내리는 오늘/이 딸내미 혼자 낯선 일을 벌이네요/하염없이 내리는 겨울비는 훌쩍훌쩍 젖어드는데요/당신 계시는 그곳은 좀 어떤가요?”(‘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 중에서)

시인은 무조건적인 감사와 사랑을 나열한 뻔한 사모곡이 아닌 거침없고 직설적인 유순예표 사모곡을 구사한다. 시어들은 직관적이고 담백해서 마음 깊숙한 울림을 전달한다. 삶의 정경을 바라보는 애틋한 눈길과 깊은 연민이 서린 61편의 시들은 시인의 겸손한 마음과 성실한 태도까지 엿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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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예 시인 

정우영 시인은 서평을 통해 유 시인의 이번 시집은 ‘통이 크고 넓다’고 정의했다. 생전이든 사후든 경계 없이 시 속에 들어와 놀다 가고, 시공간이라는 차원의 벽을 허물었다는 것이다. 

정 시인은 “그의 시는 정령들 스스럼없이 끌어들여 정담을 나누고 쓰다듬으며 건사한다. 여기에는 어떤 가식이나 겉치레도 없다”며 “읽다가 울컥울컥 치미는 떨림을 애써 삭이며 고맙다고 가만히 토닥인다”고 밝혔다. 

진안에서 태어난 유순예 시인은 2007년 ‘시선’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속삭거려도 다 알아> <호박꽃 엄마> <나비, 다녀가시다> 등이 있다. 현재 평생학습프로그램 끼적끼적 시작(時作)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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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 #유순예 #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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