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청년은 떠나는데… 전북은 ‘생계비 처방’만 반복

지원 대상 매년 증가…정착 효과는 ‘미지수’
전북 청년 유출, 일자리 부족이 핵심 원인
지역 특성에 맞춘 청년 일자리 정책 절실

image
찾아가는 청년 정책 소통학교. /전북일보 자료사진

전북특별자치도가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전북청년 지역정착 지원사업'이 단순 생계비 지원만 할 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에게 1년간 월 3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착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이 원하는 ‘안정적인 직장’ 알선 등의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상태로, 정책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전북청년 지역정착 지원사업은 2019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1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첫해 1000명을 지원한 이후 2022년 2410명, 2023년부터는 매년 3000명씩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도비 54억 원을 포함해 총 10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의 성과를 검토하기 위해 도는 매년 추적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조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지원받은 3841명 중 23%인 892명만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는데, 98%가 생계비 지원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지원자들의 정착 여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에는 표본이 지나치게 적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매년 지속되는 청년 유출과 이직률 증가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전북 청년(18~39세) 인구는 28만6984명으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8만5000여 명이 전북을 떠났다.

청년 유출의 근본 원인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이직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북의 젊은 남성층과 고임금 노동자를 중심으로 역외이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직업을 이유로 전북을 떠나는 비율이 43.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2018년 32.84%였던 전북의 역외이직 비율이 2024년 37.1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청년층의 외부 유출이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청년 유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광역단체들은 실질적인 일자리 지원책을 확대하는 추세다.

충청북도의 ‘청년 일자리 두드림 사업’은 중소기업과 협력해 청년들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하며, 근속 1년을 채우면 100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경기도는 ‘청년 복지포인트’를 통해 연간 최대 120만 원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도내 중소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역시 ‘부산청년 파이팅 지원금’과 함께 지역 내 기업과 협력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청년의 직장 유지보다는 ‘생계비 보조’에 집중하는 정책이 대부분이어서 장기적인 정착 유도 효과가 미흡하고 사실상 일시적 휘발성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정착 지원금 지급 방식에서 벗어나, 전북이 강점을 가진 농업,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산업과 연계한 ‘청년 맞춤형 일자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단순히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산업과 연계한 취업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청년들이 전북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단기적인 생활비 지원은 청년들의 정착을 유도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성 확보가 병행될 때 지속가능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서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