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진안·무주 등 동부권, 10년 만에 10% 이상 인구 감소
전주, 익산, 군산 3대 도시 제외한 모든 시군 소멸 가속화
대부분 철도망·산업기반 부족...균형발전 정책 재설계 필요
도 "소멸 늦추는 것이 현실적 목표…정책 대상과 방식 넓혀야"
전북 중소도시들의 인구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균형발전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짐과 동시에 전북특별자치도가 정책의 큰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수·무주·진안·임실·순창 등 동부권 군 단위 지역과 고창∙부안군 등은 물론 남원시 등 시 규모 지자체 역시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며 전북 내 상당수 시∙군이 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매년 투입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지역 활력 회복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2월 기준 장수군 인구는 2만 553명으로 줄었다. 2015년 12월 2만 3277명에서 10년 만에 약 12% 감소한 수치로, 이 같은 속도라면 내년 또는 내후년 전북 시군 가운데 최초로 인구 1만 명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진안군과 무주군, 임실군, 순창군도 모두 10년 새 10~15%의 인구가 줄었다.
남원시도 같은 기간 8만 4856명에서 7만 5329명으로 1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정읍시는 10만 명선이 무너지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김제시도 이미 8만 명대를 겨우 사수하는 수준이다.
전북 전체의 인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173만 8690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 대비 10만 명 감소했다. 전주시와 익산시, 군산시 등 3대 도시를 제외하면 도내 대부분의 시군이 인구 소멸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북의 산업구조상 인구 감소가 두드러진 이들 지역은 농업 비중이 높고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 관광산업 육성 가능성은 있지만 교통 인프라 부족과 접근성 문제로 지속 가능한 산업화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동부권의 경우 서해안에 인접한 서부권에 비해 철도망이 미흡하고 고속도로 접근성도 낮아 물류·관광 유치 모두 불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2006년 ‘균형발전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2011년부터는 특별회계를 통해 동부권 6개 시군을 대상으로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특화사업을 진행해 왔다. 사업 시행 초기인 2011년 이후 10년간(2011~2020년), 동부권 연평균 인구감소율은 -3.97%로, 전북 전체(-4.45%)보다 일순간이지만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소득·방문객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정주 여건 개선 등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한계도 제기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과 경북을 제외한 15개 시도는 ‘균형발전지원 조례’를 운영 중이다. 대부분 시도는 관할 전역을 대상으로 낙후지역을 선별해 지원하고 있는 반면 도는 동부권 6개 시군을 중심으로 사업을 집중해 왔다. 현재의 인구 흐름과 지역 여건을 감안할 때, 정책 대상의 확대와 지원 방식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도는 일자리 중심의 산업 확대, 관광과 연계된 소득 창출형 사업 등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현장 수요에 맞는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지방소멸은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전 지역의 현실이 됐다”며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흐름을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보다 정교한 균형발전 정책으로 속도를 늦추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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