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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익산지사 물관리 실태와 이면] (중) 급수기 - 재난·노후화 극복, 용수 공급 정교화 매진

중) 1,556km 물길 위에 쌓이는 농심
물꼬 트는 봄, 용수는 시간보다 먼저 움직인다
재해와 노후에 맞서는 491억, 숫자 아닌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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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익산지사에 봄은 ‘개화’가 아닌 ‘개통’에서 시작된다. 농지 곳곳에 물꼬를 트는 순간, 계절은 비로소 완성된다. 물이 먼저 도착해야 농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는 익산과 충남 논산 일대 1만 3708ha의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용수로만 1556km. 전국 93개 지사 중 세 번째로 긴 물길이다. 이 물길 위에서 7500여 농가의 1년이 오가는 게 익산지사의 설명이다.

통수식은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저수율, 강우량, 수요 예측까지 반영한 정교한 계산의 결과다. 올해 4월 기준 왕궁저수지를 비롯한 주요 저수지 9곳의 평균 저수율은 95.8%. 안정적인 출발이다.

그러나 ‘흘려보내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익산지사는 올해 491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수리시설 정비와 개보수, 재해 복구, 배수 개선, 가뭄 대응 등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단지 기반시설 정비가 아니라, 농민에게는 삶을 지키는 보험과도 같다.

재해대비 개보수사업에는 178억 원, 영농편의 개선에는 69억 원이 투입된다. 지난 2년간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하는 재해복구사업 87억 원은 100% 집행 완료됐다. 배수장과 배수문 설치, 저수지 준설 등은 침수 예방의 선제적 장치로 작동한다.

그러나 예산은 여전히 부족하다. 재난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노후화는 축적돠고 있어서다. 익산지사 관계자는 “예산은 숫자가 아니라 사전 방어선”이라며 “더 확보하지 못하면 다음 재난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는 공급체계의 정교화를 위해 수요 계량화와 ICT 기반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물관리 현장 설명회, 운영대의원회, 크로샷 서비스 등은 농업인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다. 공급자는 숫자를 보지만, 수요자는 생계를 본다.

또 급수기 기간 동안 선발된 수리시설 감시원 135명은 시설 조작법과 안전교육을 이수한 뒤, 현장 전선에 투입된다. 재난 상황에서 실시간 연락망과 협업 체계를 유지하며, 조기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농업용수는 식량 생산을 넘어, 생태계 보전과 환경 유지, 지역사회의 생존 기반을 떠받치는 공공재다. 특히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과 홍수가 일상이 된 지금, 그 가치와 기능은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익산지사의 물 관리 역량이 단순한 행정 수준을 넘어선다고 평가한다.

전북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한 교수는 “117년간 축적된 익산지사의 물 관리 경험은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라는 복합적 위기 상황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 기술과 사람, 제도의 정교한 결합이 만들어낸 지역 기반 전문성의 결과”라고 말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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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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