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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탄핵 환영 이벤트, 지금은 '생존 모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도내 상인들 환영 이벤트
현재는 조용한 분위기, 과거 가게들은 폐업 또는 간판 바뀌어
2017년 이후 일반음식점 1만 4494곳, 휴게음식점 6489곳 폐업
"지금은 경제적 문제 고려 불가피, 이벤트에 대한 부담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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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 떡볶이 1500인분을 무료로 제공했던 모습/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음 같아선 8년 전처럼 탄핵 이벤트 또 하고 싶죠. 그런데 지금은 경제적인 문제도 고려해야겠죠."

2017년 3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던 날, 전북 지역 곳곳은 차분한 기쁨이 감돌았다. 일부 상인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환영 이벤트'를 알리는 홍보물이 곳곳에 내걸었고, 자발적으로 할인 행사와 무료 이벤트를 펼쳤다.

8년이 지난 2025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결정 이후 상황은 사뭇 다르게 조용하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경제적 부담과 경기 침체, 심화된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사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신중한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탄핵 환영 이벤트를 열었던 가게 상당수도 문을 닫거나 간판이 바뀌었다. 일부 점주들은 현재 일반 회사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22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이후 전북에서 일반음식점 1만 4494곳, 휴게음식점 6489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 5년간 폐업하는 음식점 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일반음식점의 경우 2020년 1447곳, 2021년 1364곳, 2022년 1697곳, 2023년 1970곳, 2024년 2405곳, 2025년 3월 말까지 407곳이 폐업했다. 휴게음식점도 2020년 572곳, 2021년 608곳, 2022년 921곳, 2023년 1103곳, 2024년 1431곳, 2025년 3월 말까지 209곳이 영업을 중단했다.

전주 효자동의 김선영(54·여)씨는 8년 전 '박근혜 탄핵안 국회통과 되는 날 떡볶이 공짜'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탄핵 당일 1500명에게 무료로 떡볶이를 제공했었다. 당시 금액으로 350만 원, 현재 가치로는 500만 원 상당이다.

김 씨는 "초등학생들이 최순실, 박근혜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속상했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나라 걱정을 하면서 떡볶이를 먹어야 하나 싶었다"라며 "당시를 기억하는 학생들과 손님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또 행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는 경제적인 문제는 전혀 생각 안 했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고민과 걱정된다"면서 "배달료를 떼어내면 남는 게 없다. 매출은 똑같더라도 우리가 가져가는 돈은 없다"고 토로했다.

8년 전 A 점주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치킨버거 3000원' 할인이벤트를 진행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청년몰에서 장사를 하다가 현재는 대구에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전북일보 통화에서 "국정농단 뉴스가 나오고 장사가 더 어려웠지만, 뭔가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맛있는 거 먹고 힘내자는 느낌으로 할인 이벤트를 열었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비슷한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할인 행사나 이벤트가 눈에 띄지 않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물건값의 차이는 크게 없지만 인건비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면서 "가게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위해 많은 재료를 구매할 수 없으니 행사하기 어려운 부담감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요즘에는 정치색을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조금 무서운 것 같다"며 "전북은 민주당 성향이 있어 손가락질하는 일이 없었지만, 대구에서 같은 행사를 하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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