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올해보다 290원 오른 1만 320원, 업종별 구분 없어
도내 경제계 물가 인상 등 현 경기 상황 고려할 때 아쉬움 속 수용
업종별 차등 문제 대해선 필요성과 현실적인 어려움 등 의견 엇갈려
2026년 최저임금에 대해 전북 지역 경제계가 현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합리적 수준이라며 아쉬움 속에서도 수용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며 향후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90원(2.9%) 오른 시간당 1만 32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계산하면(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215만 6880원에 해당한다. 모든 업종에 동일한 시급이 적용되며 업종별 구분은 없다.
강락현 전북소상공인연합회장은 "원래 요구했던 것은 동결이었고, 그것이 힘들면 300원 수준에서 결정해달라 했다.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지금 경기 자체가 많이 침체돼 있고, 직원을 채용해 업종을 이어간다는 게 어렵다. 월에 사업주가 벌어가는 돈이 근로자의 급여보다 더 적은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생산성 향상이나 기타 요인 없이 물가 상승분 이상으로 임금이 오르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평가했다.
김병진 전북중소기업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전년도 물가 인상분과 거의 유사해서 다행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스럽지만, 근로자들의 생계를 외면할 수는 없다"며 "물가를 잡아주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무리가 없다"면서도 "노동자 입장에서는 인상 폭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소상공인들이 주축인 지역경제 현실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복태만 전북상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을) 많이 줬으면 좋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충족을 못 시키는 것뿐"이라면서 "받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살아야 한다. 지금 경기가 너무 어렵다"며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에서는 견해가 갈렸다.
강락현 회장은 "임금이 업종별로 구분돼야 한다. 업무의 노동 강도가 다르고 단순 업무, 힘든 업무,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업무들이 있는데 무조건 임금을 한꺼번에 올리는 것 불합리하다"며 "최저임금을 힘든 사람 기준으로 올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동의 강도가 덜한 근로자들이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 역시 "업종별, 업체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주휴수당 등이 포함되지 않은 현실에서 단순히 시간당 임금만으로는 물가 상승분을 따라잡기 어렵다"면서 "계절별 요인에 따라 어떨 때는 일이 몰려 더 많이 일할 수 있고, 일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차등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진 회장은 "업종별 차등화는 인력의 쏠림 현상,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쏠림 현상이 생길 것 같아 타당성이 없다"며 "임금이 낮은 업종에서는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져 결국 그 업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복태만 회장 또한 "먼저 업종별 세분화가 매우 어렵다"면서 "어디를 올려주고 어디를 동결시킬 것인가 차등을 정하면 '같은 노동자다. 같은 대우를 해달라' 등의 반발과 분열만 생긴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