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과 전북특별자치도, 도내 기초자치단체가 ‘새만금국제공항’과 ‘노을대교’ 건설사업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랜 시간 표류한 두 사업 모두 이르면 올해 착공할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속도감과 규모화를 함께 이뤄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정부와 전북 정치권, 도내 자치단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두 가지 조건을 한 번에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새만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과 노을대교 왕복 4차선 건설을 주장해 온 정치권에서 최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만약 전북에서 본격적으로 두 사업에 대해 규모화를 추진하면 사업예산이 증가해 기획재정부로부터 타당성 재조사를 받게 된다.
이 경우 환경영향평가까지 받은 두 사업이 다시 원점에서 검토될 수 있어, 우선 착공부터 해야 한다는 게 국토교통부와 전북도 등 행정당국의 기본 입장이다.
지금까지 사업이 진행되는 데에도 국제공항은 30년, 노을대교는 20년의 대장정으로 전북정치권이 힘이 있을 때 사업에 첫 삽을 반드시 떠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새만금국제공항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11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착공이 불과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우선 착공 후 활주로 확장을 향후 수립될 공항종합계획에 담자는 게 정치권의 주된 전략이다.
노을대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과 계약이 예정돼 있다. 정부에 규모화를 요구하다 자칫 다 된 밥에 재를 뿌릴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면 김윤덕 의원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발탁되고, 한병도 의원이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은 이때 새만금국제공항과 노을대교의 사업의 예산을 크게 늘려 정상화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전북 교통망에 핵심인 두 사업이 이대로 추진될 경우 초라한 국제공항과 교량이 세워진다는 것이다.
실제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2500m, 노을대교는 왕복 2차로로 기존 계획보다 사업이 축소돼 추진되고 있다.
새만금국제공항은 짧은 활주로로 인해 운항 가능한 기종(機種)은 C급(항속거리 최대 6850㎞, 좌석 수 124∼190명)만 수용할 수 있다. 이는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충족하기에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에 계획된 활주로 길이는 3500m로 초대형 항공기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부창대교로 불리던 노을대교 예산은 7879억 원으로 왕복 4차선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경제성 평가 통과를 위해 3870억 원으로 계획의 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4번의 유찰에 겨우 4254억 원으로 예산을 소폭 늘렸다.
전북정치권 내부에선 우선 착공을 진행한 뒤에 실시설계 변경으로 국제공항과 노을대교를 정상화하자는 절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전북 정치권과 전북도 관계자는 “국제공항의 경우 인천공항은 물론 무안공항이나 청주공항도 지어진 뒤에 활주로 확장이나 신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노을대교 역시 압해대교-천사대교 연결 4차로 확장 예산이 반영된 것처럼 '신속성'과 '확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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