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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에 포위된 전북 건설업계] (상)원가 폭등, 단가는 제자리

수년간 누적 원가 폭등, 단가는 제자리…종합건설사 대부분 적자운영
안전 감시·처벌 강화로 비용 급증에 형사 리스크까지...위기감 고조
‘무사고’ 취지 공감하지만 “사고 한 번이면 회사가 도산”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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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전북 건설업계가 복합위기에 포위됐다. 원자재‧인건비 급등이 2년 넘게 이어진 가운데, 강화된 산업안전 규제로 현장 비용은 치솟고 리스크는 커졌다. 외지 대형사와 공공 발주 구조에 끌려 다니는 영세 지역사는 하도급 단가와 현장 중단 가능성까지 떠안으며 “사고 한 번이면 폐업”을 입에 올린다. 실제 올 상반기 도내 종합건설사 24곳이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 작년 한 해 19곳을 이미 넘어섰다. 전문건설까지 합치면 55곳에 달했다.  비용은 증가하고 수주감소와 현금경색마저 가중되면서 퇴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경영환경을 맞고 있는 전북지역 건설업계의 실태를 3회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공정표 첫 칸부터 손익계산 비탈길

수년전부터 철근‧시멘트‧레미콘이 한꺼번에 뛰었다. 자재비가 고점에서 내려오지 않는 사이 숙련공 품값도 올랐다. 현장은 “입찰 때부터 마이너스”라고 한다. 예정가격과 낙찰률은 현실을 못 따라잡고, 계약 뒤 물가연동은 반영 폭이 좁고 시차가 길다. 공정표 첫 칸부터 손익계산이 비탈길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안전 규정은 더 촘촘해졌다. 정부가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를 내걸며 감시와 처벌을 강화했다. 취지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예측가능성이다. 추가 인력·가설·교육·점검이 줄줄이 붙으면서 중소 사에겐 고정비가 됐다. 사고가 나면 장기 중단, 형사 리스크가 한꺼번에 덮친다. 대표 교체로 방파제를 세우는 대형사와 달리, 지역사는 인력도 조직도 얇다. “사고 한 번이면 회사가 통째로 멈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외지 대형사의 수주 우위는 구조적이다. 원도급은 가격·설계·공기 조정에서 주도권을 쥔다. 지역사는 하도급으로 진입하니 단가·변경계약·클레임에서 불리하다. 노조법 개정 이후 현장 교섭 강도와 라인스톱 변수까지 더해졌다. ‘원가+리스크’가 일상화되자 남는 것은 현금고갈의 속도뿐이다.

수요도 줄었다. 분양 경색, PF 경색이 겹치며 민간 물량이 말랐다. 지자체 재정은 경직됐고 공공 발주물량도 뜸해졌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덤핑 입찰의 유혹이 커진다. 그 대가는 공기 지연과 분쟁으로 돌아오고 있다.

통계는 냉정하다. 도내 1166개 종합건설사 가운데 대부분인 1081개 업체가 손익분기점인 50억 원 이상을 수주하지 못했다. 특히 전체 34%인 402개사는 공공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상반기 사업포기를 이유로 문을 닫은 건설업체수가 지난 해 폐업건수를 추월했다.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면서 언제든 도산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도내 건설업계에 전반에 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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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안전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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