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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공항 패소 사태에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 칼럼 재조명

잼버리 사태에서 불거진 지방공항 무용론에 일침
‘이럴 바엔 5000만 전국민이 다 서울 와서 살면 좋겠다’는 제목의 칼럼
특히 공항개발 논리에 대해 중앙의 시각에서 지방을 깊게 이해
‘지역개발은 악’ ‘지역은 무조건 자연보전’으로 몰아놓는 이분법에 모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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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 사태와 관련한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지방공항 차별론을 논했던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의 칼럼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처장이 지난 2023년 9월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한겨례21>에 게재했던 이 글은 거의 유일하게 중앙의 시각에서 소멸 직전의 지방을 바라봤다.

국민 다수가 사는 수도권에 그렇게 욕을 먹어가면서도 왜 지방이 공항에 희망을 거는지에 대해서도 그 심리를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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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지역차별을 피해 서울로 이주한 모습을 챗 GPT가 표현한 이미지 

해당 칼럼은 '이럴 바엔 5000만 전 국민이 다 서울 와서 살면 좋겠다'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시작했다. 

이 처장은 “중앙은 늘 지방에 특성화를 하라고 하지만, 삶의 질은 종합적”이라면서 “중앙은 말한다. ‘왜 서울과 경쟁하려 하세요? 지방이 잘할 수 있는 걸 하세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 절대 지방에 와서 살지 않는다. 특성화를 통한 균형발전은 근본적으로 사기다.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끝나고 사람들이 중앙정부와 전라북도 중 하나를 비난하기 시작했을 때, 사회학자 조형근이 용기 있는 글을 썼다”고 소개했다. ‘갯벌을 지키자는 주장이 서울 중산층의 배부른 낭만처럼 들린다’는 내용이었다. 

이 처장은 “수도권 사는 이익은 다 누리면서, 지방에 대해 남 일 보듯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새만금에 돌을 던지기는 쉽다. 나도 던졌다. 자기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조형근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도 용기를 내보려 한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단락에서 본격적으로 전국의 동네북이 된 지방공항의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이 처장은 “지방공항은 정말 동네북이다. 지방의 허욕을 비판할 때 공항처럼 좋은 것이 없다. 진보는 환경 파괴를, 보수는 수익성을 따진다. 모두 낙제점이고 사례도 많다. 이번 잼버리가 끝나자 제일 먼저 두들겨 맞은 것도 전북 새만금 공항”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인천공항과의 차이를 부각시켰다. 

그는 “(인천공항의 탄소배출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진보적 정치인들과 기후 관련 활동가들이 분기탱천해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농성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는 ‘서울’이기 때문”이라며 “서울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항에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같은 것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풍자했다.

그렇다면 왜 지방에만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낙인을 찍는 메커니즘도 지적했다. 

이 처장은 “(지방 공항을 가로막는 논린에는) 쉬운 답변이 있다. ‘시골에는 수요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경남 김해공항 사례를 예로 들었다. “수도권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이 나가는데, 그곳 국민은 시골 사람이라서 외국을 안 가겠는가”면서 말이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간단한 자료조차 찾아볼 생각도 없이 진보·보수 모두 확신에 차서 ‘고추 타령’을 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지방 사람들이 인천공항까지 가는 비용 손실도 언급했다. 이 처장은 “‘시골 사람들’이 인천까지 오는 수고를 좀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공짜가 아니다. 서울 사람들은 전철 타고 인천공항에 가지만, 시골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며 “한 해 동남권 국민 약 500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데, 이동비용이 연간 7000억 원”이라고 말했다. 

직격은 끝나지 않았다. “이 돈 누가 주지 않는다. 서울 사람들은 싸고 편리하게, 시골 사람들은 불편하고 비싸게 가는 것이다. 물론 2등 국민이니 어쩔 수 없기는 하다”며 서울 시민에 비해 사실상 계급에서 밀린 지방민의 설움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필자의 주장이 무조건 신공항을 짓자는 말이 아님을 이해할 것이라면서 분위기도 환기했다. 지방공항에 돌이야 던질 수 있지만, (지방공항이 필요하다는) 사정은 일단 들어보자는 것이다. 

이 처장은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개발을 이야기할 때 냉소적인 분위기가 생긴 원인에 대해  대한민국의 지역 불균형은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방 소멸을 막지 않고 대한민국 소멸을 막을 수 있을까? 그런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며 “(비수도권이 붕괴한 이후의) 수도권은 과연 지속 가능할까” 반문하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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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 #새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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