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면 개인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 11월 2일까지 개최
대표 연작 '온고지신' …밥그릇과 제의적 상징물 조형언어로 표현
한국 전통의 미를 재해석하며 고유의 입체조형과 설치 작업세계를 구축해 온 조각가 강용면이 둥근 밥그릇과 밥덩이를 형상화해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 중심에는 ‘예(禮)’와 ‘법도(法度)’가 있다. 유교적 삶의 규범 속에서 체득한 것을 예술의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다. 옛 것을 익혀 새로움을 안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현대 조형언어로 풀어내 더욱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계반삽시(啓飯插匙)’를 주제로 열리는 강용면 개인전에는 작가의 대표 연작 ‘온고지신’ 시리즈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신작 ‘온고지신 고봉밥’은 브론즈와 나무, 채색된 그릇으로 구성된 대형 설치로 밥상을 형상화했다. 둥근 산처럼 소복하게 담긴 밥공기는 공양(供養)의 의미와 한국적 풍요의 상징을 드러낸다. 또 다른 작품 ‘온고지신-깻잎’은 어머니가 평생 지어온 깻잎 농사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소박한 일상의 정성과 생태적 순환의 미학을 시각화했다.
작가의 대표 연작 ‘온고지신’ 시리즈는 사유의 시각화로 전통적인 밥그릇과 제의적 상징물을 현대적 재료와 색채로 재구성해 한국미의 조형성과 정신성을 탐구한다. 우리 역사에서 궁핍한 민중들에게 소중했던 밥이자, 어머니들이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곱게 떠놓았던 밥을 현 시대에 필요한 의미로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 ‘계반삽시’는 그 연장선에서 ‘밥뚜껑을 열고 수저를 꽂는다’는 제의적 행위를 예술적 제의로 확장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이를 사라져 가는 전통과 관계를 깨우는 행위로 해석하며 밥공기·숟가락·그릇을 매개로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간을 구축했다.
강 작가는 “예술은 가장 정신적인 행위이며 역사의 전통이라는 토양 속에서 훌륭한 예술작품이 탄생한다”라고 밝혔다.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전통의 재현이 아닌 전통을 ‘살아 있는 언어’로 되살리는 실험인 것이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진행되면 월요일은 휴관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