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업무보고, ‘꼰대 관료주의’ 직격... “6개월 뒤 다시 체크할 것” “대통령이 가벼워 보인다는 비난 감수하고도 소통하는 이유”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해양수산부 부산 임시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공직사회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와 실질적인 소통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형식적인 보고와 관료주의에 머물러 있는 기관장들을 향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일을 적당히 처리하는 모습이나, 혹은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그 자리에서 얻는 권위·명예·이익·혜택만 누리고 본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은 눈 뜨고 못 봐주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생중계 형식의 업무보고와 관련해 “(공직자들은) 본질적으로 국민의 머슴으로, 일하는 과정을 주인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당당하면 숨길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시대 선조와 정조 시대를 비교하며 ‘위정자의 마인드’를 강조한 이 대통령은 실질적인 조직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소한 업무보고서에 자기가 쓴 글자의 의미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자신이 책임질 문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 말이 되느냐”고 일부 기관장들의 행태를 질타했다.
이어 “6개월 후에 다시 업무보고를 받으려 한다”고 예고하며 “그때는 다시 제가 다른 방식으로 채팅을 해볼 겁니다. 국민 여러분도 그때 공직사회가 얼마나 변해있을지 봐달라“라고 말해 공직사회의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관료제의 특성을 보면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가장 구시대적이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현장에서 동떨어지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에게는 부하들이 앞에서는 복종하지만, 뒤에서는 흉을 본다. 우리가 ‘꼰대’가 되면 안 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국회, 야당, 언론, 시민단체 등의 얘기도 잘 받아들여 잘못된 것을 시정해야 한다”며 “특히 국회의 지적사항을 제대로 처리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최근 파격적인 업무보고 형식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한 해명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경박스럽게 장난스러운 말을 하나’, ‘권위도 품격도 없다’는 비난도 나왔다“면서 ”그러나 세상일에는 양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제고한 것이 성과”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서울=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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