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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韓.中간 골수이식수술 성공

거의 대부분 사망하고 치료가 극도로 어려운급성임파백혈병에 걸렸으나 인구 13억에 가까운 중국에서 맞는 골수를 찾을 수가 없어 첫 한중간 골수 이식 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난 중국인 하오펑페이(학 <赤+우부방> 鵬飛.31)씨가 수술 6개월여만에 건강을 회복해 30일 퇴원한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공수해온 한국인 이모(30)씨의 골수를 지난해 11월10일 이식받은 하오씨는 수술후 새 골수가 반년여간에 걸쳐 몸에 적응해 새로운 피가 형성되면서 죽음의 길에서 되돌아왔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한중간의 우의와 믿음과 사랑의 본보기이며 골수를 찾아 퇴원에 이르는 과정은 한편의 소설과 같다. 골수이식수술은 6개월후 퇴원하면 학계에서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98년 11월 베이징(北京)의 IBM사에 근무하던 당시 29세의 꿈 많던 중국 청년 하오씨에게 갑자기 급성임파백혈병이라는 생각지도 못 했던 무서운 병마가 다가왔다.

 

가족들은 하오씨를 살리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해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병원들중 하나인 베이징의대 부속 인민병원 혈액연구소 루다오페이(陸道培) 소장의 지도아래 9차례의 화학치료를 받았으나 병세악화를 막았을 뿐 근본적 치료는 불가능했다.

 

루 소장은 골수이식만이 하오를 살리는 길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99년 3월 가족전체의 골수를 검사했으나 이식에 부작용이 없는 골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중국은 인구가 13억에 가깝지만 골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상하이(上海)중화골수은행뿐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관중인 5천여개의 골수 샘플도 하오씨에게 맞는 것이 없었다.

 

아시아 최대의 골수은행인 대만의 불교단체가 관리하는 대만제자(濟慈)골수은행, 홍콩골수은행까지 찾아보았으나 모두 허사였다. 하오씨에게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드리워지고 있었고 가족들은 절망에 빠졌다.

 

하오씨의 형 하오펑뱌오(학 <적+우부방)鵬彪)에게는 한국인 친구가 한명 있었다.< p>

 

그 친구는 고려대 의대를 나와 베이징 야윈춘(亞運村)에서 '한중한양방(漢洋方)종합클리닉'을 운영하는 근만홍(근 <革+斤)萬紅) 원장이었다. 하오의 형은 마지막 절박한심정으로 근 원장을 찾아갔다.< p>

 

그러나 근 원장도 처음에는 한국에 맞는 골수가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고 가족들도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근 원장이 이 안타까운 소식을 한국으로 전한 뒤 이틀만에 가톨릭의대 골수은행으로부터 유사한 골수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그는 너무나 기뻤다.

 

골수 제공자인 한국인 이씨는 하오씨와 한살 차이로 나이도 비슷한데다 국경을 넘어 꺼져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랑의 마음으로 골수 샘플을 제공했다.

 

중국에서 샘플을 확인한 결과 큰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동일한 골수라도 수술 성공 확률이 30-40%에 불과해 수술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치료 비용 또한 엄청났다. 화학치료비가 40만위앤(한화.약5천만원) 수술비 30만위앤(한화.약4천만원)이 필요했다. 물론 하오씨가 근무하던 IBM사의 의료보험으로 70%는 보조받았지만 나머지도 중국의 생활수준에서는 엄청난 것이었다. 일부는 한.중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11월10일 아침 가톨릭의대 병원에서 채취된 한국인 이씨의 골수는 비행기로 긴급 공수돼 인민병원으로 전해졌다. 오후 5시부터 집도 의사인 인민병원 혈액연구소 제18병동 황샤오쥔(黃曉軍) 부주임이 수술을 시작했다.

 

하오씨 가족들, 근 원장, 가톨릭의대 골수은행과 병원 관계자들, 인민병원 의사와 간호사들. 그들의 국경을 초월한 깊은 사랑과 관심속에 수술은 끝났다. 그후 지금까지 6개월여간에 새 골수가 몸에 적응하면서 그는 생기를 회복했다.

 

서로 협력해 꺼져가던 생명을 구해낸 가톨릭의대 성모병원과 인민병원은 30일자매결연조인식도 갖는다.

 

근만홍 원장은 "골수 이식후에는 완전히 새 피가 생성된다. 이전 골수에서 형성됐던 피는 모두 없어진다. 하오씨의 새 피가 한중간의 우의와 믿음을 표시하는 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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