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최근 뒤늦게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서 그 의도와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전북은 오래 전부터 차분히 동계올림픽을 준비해 왔고 국내 결정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는 시점에서 갑자기 강원도가 뛰어든 것은 한마디로‘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심보가 아닌가 싶다.
전북은 이미 지난 '97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한 뒤 '98년, 국내에서는 무주·전주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는 최적지라는 판정을 받아 정부보증서 발급을 약속받은 바 있다.
이후 전북은 지난해 5월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올 7월 유치위원회 사무국을 출범시키면서 본격적인 유치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북은 그 동안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을 비롯 수많은 IOC위원들을 무주로 초청해 적극적인 유치홍보에 나섰고 지난달 시드니올림픽 때에도 유종근 지사를 비롯한 유치 홍보단이 현지에서 무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전북은 이미 유치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고 관계부처 협의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전북의 유치신청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원도가 느닷없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국내 체육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강원도는 전북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유치운동에 나서고 있고 정부도 거의 전북 유치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뒤늦게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공식 유치신청이 늦은 것은 명분과 당위성, 개최능력과 유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였으며 실제 내부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준비한 자료를 보면 이 같은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 바로 입증된다.
강원도는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서울市와 공동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0동계올림픽을 분산 개최하거나 공동 개최할 의사가 없어 강원도와 국무조정실에 분산 개최나 공동개최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강원도는 서울시와 협의 없이 공동개최를 발표한 것으로 유치 명분을 급조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러면 강원도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10월27일자 강원도민일보 지면을 보면 정확히 나와 있다.
“...중략... 따라서 세간의 관심은 道(강원)가 뒤늦게 유치신청을 낸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에 모아지고 있는 분위기다...중략... 이 같은 의문은 자연스럽게 2002년 상반기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모아지고 있다. 金진선 지사는 취임 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도정을 이끌어 왔고 이를 도정과 도민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해 왔다. ...중략... 이런 점에서 道집행부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신청을 도정과 도민을 묶을 수 있는 임기후반기의 이벤트로 평가했다는 것이 지방정가의 분석이다. 물론 유치실패가 가져올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쟁관계인 ‘전북’의 정치적 특수성을 감안할 때 道지휘부는 잃을 것이 많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원도의 돌출행동은 결국 순조롭게 진행됐던 전북의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 발목을 잡는 쓸데없는 소모전에 불과하다. 2010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시간은 결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전북과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상대인 캐나다 벤쿠버는 이미 국내 개최지 결정을 끝내고 이미 정부차원서 활발한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도 하루빨리 전북을 국내 개최지로 승인해 국가간 경쟁에 전념을 쏟아야 한다.
/강인형(2010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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