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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노벨평화상의 무게

10일 오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펼쳐진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장중하고도 엄숙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수상자로 나온 이날 시상식에는 ‘하랄드 5세’노르웨이 국왕, ‘스톨텐베르그’총리, ‘그뢴달’국회의장을 비롯한 왕실과 3부 요인 등 정. 관계 주요 인사, 오슬로 주재 외교단, NGO 대표, 스웨덴 노벨재단 대표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뜨거운 축하 열기에 보답이라도 하듯 수상연설에서 “노벨평화상은 세계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격려하는 숭고한 메시지”라며 “나머지 인생은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우리 민족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을 맹세한다”고 흥분된 어조로 밝혔다.
연설 마디 마디마다 참석자들의 축하 박수는 시상식장인 오슬로 시청을 흔들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제히 터져나오는 갈채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대한 축하와 존경 그 자체였다.
세계 최대의 뉴스 전문 방송인 CNN은 1천여명의 방청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메인 앵커인 ‘조나단 맨’의 사회로 김 대통령과의 단독 회견을 진행, 전 세계에 생중계 했다.
노르웨이 현지 언론들도 김 대통령과 한국에 대한 특집으로 도착 순간부터 연일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열을 뿜고 있다.
이날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누구보다 감격한 사람들은 이곳 교민들이었다.
교포 숫자라고 해야 2백5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날 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런 민족이라는 표정들이다.
한국 사람으로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며 축하박수를 받아 본 게 이날 말고 또 있을까.
그러면서 한국이 아시아 한 모퉁이의 작고 초라한 나라가 아닌, 민주주의와 인권이 승리하는 위대한 나라임을 가슴 벅차게 자부하는 눈치다.
오슬로 시청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온통 축복의 행렬속에 치러진 이날 시상식과 전후 행사는 국제사회에서 김 대통령 개인에 대한 칭송은 차치하고 ‘노벨평화상’의 위상과 의미가 얼마인가를 실감케 하기에 충분했다.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놓고 국내에서 일었던 일부 비아냥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인류공동의 가치라는 넓은 마음을 갖고 국경과 피부색깔을 초월해 수상자를 기리는 이곳 오슬로에서 노벨상에 정치적 해석을 운운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노벨상 주인공에게 던지는 찬사와 갈채가 당연해 보이면서도 그 순수의 미소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오슬로에서 숭고함으로 느껴지는 노벨평화상의 무게와, 때론 그 조차도 정치적 시비거리로 도마에 올려지곤 하는 국내 노벨평화상의 무게가 그 차이 때문인지 괜시리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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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식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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