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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국민참여경선에 부쳐

 

 

 

 

 

 

 

아직은 좀 이른 듯 하지만 민주당내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을 가끔 보게 된다. 주변의 관심이야 그리 높지 않지만 후보의 태도는 매우 진지해 보인다. 국민참여경선제가 비록 특정정당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한국 정치사의 흐름을 바꿀 획기적 사건이라 평하는데 인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기대한만큼 큰 관심 속에 치루어지지 못하는 아쉬임이 있지만…

 

 

 

 

 

 

 

 

 

 

지금은 아주 옛날처럼 보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과거로 기억되는 선거 방식이 있었다.

 

 

80년 광주민중항쟁을 피로써 진압한 전두환이 그 해 8월, 최규하를 밀어내고 직접 대통령 자리에 앉기 위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감행했다. 이때 결과가 2525명 투표에 2524명 찬성이었다.

 

 

왜 한 명은 뺐을까? 궁금해서 좀 더 거슬러가 보면 9대때 박정희는 100% 지지로 당선이 되었다. 100%는 공산당식이라고 비난해왔으니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하기야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똑 같은 생각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면 100% 나오는 건 너무 당연하다.

 

 

 

 

이런 간접선거는 박정희가 국민들이 직접 뽑는 71년 7대 대통령선거에서 DJ에게 겨우 이긴 후(실제로는 졌다는 게 정설), 72년 ‘10월 유신’에서 도입한 이후 국민의 힘으로 87년 되찾을때까지 15년이나 지속되었다.

 

 

 

 

87년 6월 항쟁이 시작된 6월 10일은 장충체육관에서 당시 집권당인 민정당에서 노태우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대의원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얼핏 보면 정당의 후보 선출을 시비한다는게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당연히 축제가 되어야할 날을 온통 최루탄으로 범벅이 되게 하는 것이 이날 시위의 주목적이었다.

 

 

대회 장소 주변에 전경들을 배치하여 대의원외에는 아무도 얼씬 못하게 하고 비난 속에 치러지는 후보선출과정과 국민의 관심과 기대속에 축제처럼 치루어지는 것 중 선택하라면 어느 쪽을 택할까?

 

 

결국 6.29선언으로 직선제를 수용함으로써 긴 싸움은 일단락을 지었다. 대통령선거야 직선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정당의 후보자 선출과정은 당 안에서의 행사에 그쳤으며 당선 가능성이 불확실한 후보의 뛰처나가기는 여전히 계속되었다.

 

 

 

 

이번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은 이런 면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와 정당의 발달과정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TV와 신문들이 후보 인터뷰를 앞다투어 실지만 주변에서 느끼는 온도는 뜨겁지 않다. 여전히 정국은 ‘게이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모처럼 열린 국회는 극한적인 비방, 폭로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다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게 된다.

 

 

일반 국민들의 참여가 높지 않다면 좋은 제도도 후보들간의 조직 대결 양상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후보들 역시 여론에 기대기보다 좀 더 확실한 한 표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 국민참여경선제는 이미 한나라당이나 민주노동당 등 다른 당에게도 확대되어 나가고 있다.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는 울산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시장 후보 선출을 민주노총과 함께 치르기로 했다.

 

 

이제 어느 정치 세력도 자신을 개방하지 않고서는 일반 국민들을 참여시키지 않고서는 선거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매우 취약한 한국에서의 정당의 뿌리가 대중 속에 자리잡을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민주당의 시도가 ‘찻잔 속의 태풍’이 되지 않으려면 민주당 스스로 체화된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하며, 주인인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 김성주 (시민행동21 뉴미디어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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