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붉은 악마들의 뜨거운 열정을 담아 역사적 16강 진출을 일궈내겠다"
오늘 한-미전을 맞는 대구 붉은 악마 회장의 각오이다.
전북대에서도 오늘 대구경기를 문화관 내 대형스크린을 통해 중계하고, 시민과 함께 응원을 나설 예정이다. 적어도 미국과의 경기가 열리는 2시간여 동안 전국의 모든 기업, 공장, 기관, 학교는 일을 중단한다. 붉은 악마로 한덩어리가 되어 응원에 나설 것이다. 구호와 응원가로 우리나라 대표팀에 힘을 불어 넣을 것이다.
아마 그 누구보다도 전주는 이 경기를 숨을 죽이며 가슴을 졸이고 보게 될 것이다. 이 경기에서 이기고 조2위가 되면 17일 전주에서 G조 1위와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에 못미치는 경제특수
전주는 월드컵을 계기로 관광과 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잔뜩 기대해 왔다. 지난 4년여 동안 월드컵 준비에 쏟아부은 돈은 5,000억원. 이 가운데 70%이상을 경기장을 만들고 도로를 닦았다. 그러나 전주월드컵 개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약 9,700억원. 전주시 1년예산의 2배정도, 무려 전북수출액의 300배에 이른다(한국은행 전주지점 추계). 잘 만 치루면 곱절 장사가 되는 것이다. 투자와 소비만 가지고 말이다.
이 직접효과에 간접효과까지 더하면 돈으로 따지기 어렵다. 전주의 대외이미지홍보, 스포츠 마케팅 등 유관산업의 활성화, 전주시민의 결속이나 자부심 같은 것이다. 숫자로 나타내기 조차 불가능하다. 통상 기업 인지도를 1%를 올리는 데 1천억원이 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월드컵이 전주에 주는 간접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막상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전주 표정은 그다지 밝은 것만은 아닌 것같다. 지난 7일 스페인-파라과이 경기가 끝나고 더더욱 어두워졌다. 월드컵 기간 동안 도내를 찾을 관광객은 많이 잡아도 대략 12만명선. 이 가운데 숙박업소를 찾는 관광객은 많이 잡아 1만 5천여명수준이라고 말하여 지고 있다. 당초 전주시가 예상한 약 3만명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코아나 리베라 호텔은 경기전날과 당일만 예약이 완료되었으나 나머지 기간의 예약은 평소와 비슷하다. 전주시가 정한 지정숙박업소인 월드 인을 비롯, 민박과 대학 기숙사 등에도 예약율은 아주 낮다. 월드컵을 맞아 적지 않는 돈을 들이며 단단히 별러 왔던 시지정음식점이나 숙박업소는 별 재미를 못보고 있는 모양이다.
'문화월드컵'을 표방한 전주의 핵심은 관광특수였다. 전주월드컵 추진단에 의하면, 전주경기가 열리는 3일 동안 이 지역에 찾아오는 관광객 10명중 외국인은 9명이라고 한다. 이에 맞추어 전주 시내 곳곳에서는 다양한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있지만, 외국인광객들은 경기만 보고 서울과 대전 등으로 떠난다.
오늘 전주에서 경기를 벌일 폴란드대표팀 조차 오늘 와서 오늘 대전으로 돌아간다. 7일 스페인팀도 당일에 와서 당일에 대전에서 잤다. 대전은 한달동안 삼성화재유성연수원에서 머무는 폴란드 대표팀으로부터 약 3억원 정도를 번다. 전주는 파라과이와 포루투갈 대표팀이 삼성생명 전주연수원에서 잠시 머물면서 지불한 1천만원정도. 작년말만 해도 숙박대란을 우려했던 전주가 지금은 텅텅 빈 숙박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조2위 16강진출 기대
우리나라의 조2위 진출은 전주에 있어서 염원을 넘어 비원에 가깝다. 폴란드와의 첫승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무려 2조원이다. 그래서 오늘 경기한판은 전주에게 아주 중요하다.
오는 17일 붉은 악마들이 버스를 타고 전주에 모여들기를 비원한다. 부산과 광주, 대구, 대전등 전국에서 몰려올 것이다. 필승기원의 거리행진을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고, 세계의 눈과 귀가 전주에 모아질 것이다.
전주시민은 이 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젊은이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장, 덕진 대형 전광판앞에서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함성을 외친다. 밤 늦도록 전주시내 여기 저기에서는 붉은 물결로 가득찰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기록될 이 날을 위해 '대한민국 화이팅'.
/소순열(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전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졸업
서울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일본교토대학 대학원 졸업(농학박사)
일본 교토대학 및 영국 레스터 대학 객원교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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