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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전통문화센터와 전주시립도서관

 

 

전주시 교동 전통문화센터는 1백52억9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주시가 지은 건물이다. 국비와 도비 일부를 지원받긴 했으나 전주시 살림살이로 보면 호화판 시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변 한옥마을의 이미지와는 전혀 걸맞지 않는 양옥식 외관에다 ‘센터’라는 별난 이름이 붙어 있는 이 건물은 가사용승인이라는 편법을 거쳐 지난달 10일 문을 열었다. 1백52억원이 투입된 건물답게 시민들의 탄성과 자긍심을 불러 일으킬 법도 하지만 센터는 지금 부실여부와 책임소재를 놓고 요란한 소리만 내고 있다.

 

개관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국악전용극장내 대형 음향반사판이 떨어졌고 마감공정도 엉성해 총체적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센터는 준공검사도 받기 이전에 구조안전진단을 받고 있다. 시의회는 이 건물의 부실을 따지기 위해 이달 중순께 조사특위를 가동할 계획이다.

 

하루평균 1∼2백명의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전주시립도서관 B동 건물은 작년부터 비가 새고 있다. 비만 오면 천장과 벽면을 타고 열람실로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심한 습기로 눅눅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건물 지붕을 보수해 누수현상을 잡는데는 3∼4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주시도, 도서관측도 대책이 없다. 본예산에 보수비가 잡히지 않았고 도서관측은 예산타령만 늘어놓는 시 재정사정에 화답이라도 하듯 추경예산에 보수비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시립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은 예산이 편성되고 집행될때까지 열람실 빗물을 피해 자리를 옮겨다니며 책을 읽어야 한다. 지방세의 2∼3%를 내년부터 교육재정 지원을 위해 내놓겠다는 민선 3기 공약이 얼마나 무색한 대목인가.

 

전통문화센터와 전주시립도서관의 모습은 전주시정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암시해 주는 코드로 읽힌다.

 

시정이 화려한 외양과 장식만을 추구하는 사이 민생은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정의 투자우선 순위가 제대로 결정되고 있는지를 두 건물은 묘한 대비속에 보여주고 있다.

 

전통문화센터를 짓고 길바닥과 하천에 돈을 투자해 문화적 자긍심을 높여주는 것도 좋지만 도서관 어린이를 포함해 시민불편을 해결해 주는 일을 시정의 우선순위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달로 예정된 전주시 추경에 전주시립도서관 보수예산을 반드시 편성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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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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