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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건설업계 성실시공 바란다

 

 

지난 8월 31일 태풍 루사는 우리나라 전역을 할퀴고 갔다.

 

전국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안긴 ‘루사’는 하룻밤 사이 도내에도 순간 최대 초속 36m에 이르는 강풍을 동반하며 5백㎜가 넘는 폭우를 뿌려대 15명이 숨지고 3천5백45억원이라는 재산피해를 남겼다.

 

4백80세대의 가옥을 파손시켜 1천1백90명의 수재민이 발생, 크나큰 고통을 입었으며 도로 교량 하천 등이 파손·유실됐다.

 

그러나 태풍 피해는 ‘불공평하게도’ 도내 건설업계에 뜻하지 않은 초대형 호재였다.

 

태풍 피해를 입은 농민과 서민들은 처참한 환경속에서 구호의 손길을 기다려야 했으나 지역건설업체들은 무려 4천억원에 이르는 수해복구공사가 발주돼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다.

 

태풍 루사가 ‘없는 사람’에게는 삶을 더욱 힘들게 했지만 ‘있는 사람’들인 건설업자들에게는 치부의 수단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미 상당한 부를 축적한 건설업체들도, 이제 막 건설업에 뛰어든 신규업체들도 공사를 따기 위해 혼신을 다했고 수해복구공사를 수주한 해당 업체들은 적지 않은 이익을 움켜 쥐었다.

 

일부 자치단체는 ‘수해 직후 피해복구에 적극 나선 곳은 관내업체’라는 명분으로 관내업체에게만 소규모 수해복구공사의 입찰 참가를 허용, 정치적으로 생색내기에 바빴다.

 

이제 도내에서 수해복구공사 입찰이 거의 마감되고 내년 우기(雨期) 전까지 완공만 남았다.

 

선급금 및 기성금 지급이 정확한 관급공사는 건설업자들이 부적을 지니고 다니면서까지 수주를 노리는 일이며 수해복구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1천건 가량으로 집계되는 수해복구공사를 수주해 시공중인 업체들과 관리·감독을 맡은 행정기관은 명심해야 한다. 수재민의 눈물과 좌절을 생각해서라도 이익을 늘리기에 급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 이웃이 수해를 입었고 우리 지역의 시설이 파손된 만큼 어떤 공사 보다 견실한 시공으로 내년에 또다시 태풍이 몰아치더라도 똑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백기곤(본사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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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곤 baikkg@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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