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서로 엇갈린 가운데 러시아 공산당 지지자 수천명은 5일 스탈린 사망 50주년을 맞아 추모 행사를 벌였다.
3천여명의 공산당 지지자들은 이날 겐다디 주가노프 공산당수를 앞세우고 붉은 광장의 크렘린궁 담 바로 옆에 있는 스탈린 묘까지 장엄한 행진을 벌였다.
소련기를 앞세운 대다수 노령의 추모자들은 그루지야에서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소련방 최고 통치자의 지위에 까지 오른 스탈린의 흉상밑에 헌화했으며 이들중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한편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얼’은 이날 스탈린의 지시로 정치범으로 몰려 처형된 약 4만4천명의 명단과 사진을 실은 "스탈린 리스트"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들중 대다수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
서방세계에서 스탈린은 1천만명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정치적 대숙청과 러시아 농민을 일소한 강제 집산제를 단행한 야만적 독재자란 평가를 받고있는 데 반해, 구(舊) 소련에서는 심지어 많은 비공산주의자들로 부터도 소련을 2차세계 대전에서 승리로 이끌고 산업시대로 진입시킨 공로자로 계속 추앙받고있다.
친정부 신문 이즈베스티아는 이날 러시아가 아직 스탈리의 유산을 본격적으로 처리하지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페레스트로이카 당시, ‘스탈린은 선한 자인가 악한 자인가, 독재자인가 천재인가, 아니면 천재이자 독재자인가’라는 열띤 논란이 일었지만, 스탈린 시대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친 결과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달하는 대신, 이 나라는 토론 중단을 선호했다"고 애석해했다.
최근 ‘전(全) 러시아 여론조사센터’(VTsIOM)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53%가 러시아 역사상 스탈린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불과 33%만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의 여론조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이 37%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그러나 VTsIOM의 여론조사에서 16%가 또다른 스탈린이 러시아에서 권력을 잡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우리 국민은 스탈린과 같은 유형의 지도자 없이는 결코 살 수 없다. 조만간 그가 나타나 질서를 잡아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약 300명의 그루지야 국민들이 트빌리시 서쪽 70㎞ 지점 스탈린 고향 고리에 운집, 스탈린을 추모했다.
판텔레이몬 게오르갓제 그루지야 공산당수는 한 집회에서 연설을 통해 "스탈린의 유산은 결코 죽지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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