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2차 결의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통과를 관철시키기 위한 미국과 영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미 백악관은 안보리 표결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12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이라크의 무장해제 시한을 오는 17일로 못박은 2차 결의안에 대해 프랑스와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 방침을 분명히 함에 따라 백악관은 결의안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표결이 진행될 경우 이라크의 무장해제 시한을 오는 17일로 못박은 새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것이며 영국이 제안한 수정안은 부록 형식으로 첨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아나 팔라치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의 거부권 행사 방침이 확고한 만큼 이로 인한 파장을 감안할 때 2차 결의안이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P통신 집계결과, 미국은 이번 2차 결의안의 안보리 통과를 관철시키는데 필요한 9표의 찬성표중 7표(미국,영국,스페인,불가리아,카메룬,파키스탄,멕시코)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물론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가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앙골라와 기니는 이날 현재까지 입장을 정하지 못했으며, 칠레, 독일, 중국은 기권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기권을 허가나 프랑스 및 시리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과 미국은 이미 이라크를 공격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가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또 만약 유엔이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다른 주체가 대신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타임스는 또 이번 2차 결의안을 지지하는 안보리 이사국이 7개국에 불과함에 따라 이를 공동 제출한 미국과 영국, 스페인은 결의안 표결을 강행, 굴욕을 당하기 보다는 표결을 피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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