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통산업 현대화'를 다룬 한국은행 윤승일 전북본부장의 4월11일자 칼럼은 기본적으로 전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글이다. 그러나 몇가지 사실관계의 간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왜곡을 하고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최근 전북권에서 롯데백화점, 까르푸 등 외지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우리가 할 일은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 거부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윤본부장의 말과 달리 전북 내에는 롯데와 까르푸의 진출을 우려하고 입점을 거부하는 운동은 없다. 있다면 이마트 전북 법인화를 위한 도민 연대회의가 출범했을 뿐이다. 이마트 도민 연대는 이마트가 당초 약속과 달리 전북산 농축수산물을 거의 구매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자위권적 움직임이다.
있지도 않은 움직임을 제시하며 그래서는 안된다고 하는 말투에서는 사실관계를 확대해석해 은연중 이마트 지역법인화 운동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두 번째로 "대형(유통)점포들이 입점하므로써 고용도 늘고 소비도 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참으로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마트가 전북 지역에서 2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뒤안길에는 연간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다가 망한 2천5백개 동네 수퍼마켓의 눈물이 있다.
부양가족을 포함해 1만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눈물은 보지 않고 이마트 입점으로 인해 생긴 6백여명의, 그것도 대부분 비정규직인 고용창출을 강좌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의 통계로도 외지의 대형 마트들이 입점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2000년까지 2년 동안 도내 종합소매업체의 숫자는 8,258곳에서 7,350곳으로 무려 11%나 줄어들었다.
셋째 누구든 도내에서 기업하는 외지인이 많이 늘어야 전북 경제가 발전한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확연히 다른 존재임을 간과하는 발상이다. 전북의 현실은 LG전선 등 예정돼 있는 제조업체도 오지 않고, 안 와도 좋은 유통업체만 오고 있는게 문제다.
이마트를 예로 들면 도내 매출은 2천5백억원인데 도내 농축수산물을 구매하는 비율은 전체의 15%(4백억원)가 채 안된다. 엄청난 불공정 관계다. 이런 외지 업체라 할지라도 많이만오면 전북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것인지 알고 싶다.
넷째 자금의 역외 이동과 유출의 차이점을 들어 역외 이동은 얼마든지 있어도 좋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러다면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도 한국 재벌이 뉴욕, 홍콩 에 한국 사람 명의 빌딩 수백개를 갖고 있으면 별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결론적으로 우리는 전라북도민이 외지 유통업체의 상식으로 돼 있는 One For One(하나 팔면 하나 사주기)을 실천하라고 촉구할 뿐이다. 그리고 약속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장치로 지역법인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명자(전북이마트 지역법인화를 위한 도민연대회의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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