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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사회엔 '무력'만 존재하는가

 

 

 

요즈음 진안 마이산 입구 길 양쪽으로 하얀 벚꽃이 만발하여 꽃 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는 연일 벚꽃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인산 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행복하고 평화스럽게 벚꽃 구경을 즐기며 환하게 웃는 모습 속에서 나는 문득 이번 이라크 전쟁을 생각해본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한 지구 안에서 우리처럼 아름다운 꽃을 보며 그 향기속에서 생명의 경이로움과 자연이 주는 축복을 만끽하며 지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는 자원의 풍요로움으로 인해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로 나뉘어 이유 불분명한 전쟁을 치루는 자들이 잇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에는 나보다 3살 위인 한 친구가 있었다. 우리 또래보다 나이가 많은 그 친구는 우리에게 철저한 복종을 요구했고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늘 그에게 양보하며 그 친구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힘센 친구로부터 인정받고 살아남기 위해 그럴싸한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그렇게 한 해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이런 약육강식의 법칙은 나 어릴 적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존재하여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 사이에는 어찌 해 볼 수 없는 불평등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 우리나라 또한 이 약육강식의 법칙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도록 슬픈 몸부림을 치며 안타까운 역사를 보낸 기억이 많다. 병자호란, 임재왜란, 6.25한국전쟁이 그것이다.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의 외침으로 그들에게 치욕적인 수모와 고통을 당했다. 억울하지만 우리의 힘은 약했고 그들은 우리를 굴복시킬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 이라크 전쟁을 생생하게 지켜보며 죄 없이 쓰러져 가는 수많은 이라크인들의 현실이 더없이 아프고 그들의 불행 앞에서 가슴 답답함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지난 과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우리는 더 이상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생각하기에 앞서 국가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로운 시각으로 오늘을 살아야겠으며 어떠한 강력한 힘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할 때이다.

'국가가 안전할 때 비로소 개인도 안전할 수 있다'라는 평범하고 익숙한 진리를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이유 없이 죽어간 가련한 이라크인들 영혼의 명복을 조용히 빌며 이 글을 맺는다.

 

 

/전태찬(전주북일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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