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8 02:38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딱따구리
일반기사

[딱따구리] 정치인의 이중성

 

 

현직 도지사가 삭발하는 초유의 일을 두고 아직도 말들이 많다. 목숨을 내놓고 '삼보일배'를 한 성직자들도 있는 데 머리 깎는 일이 무슨 그리 대수냐는 새만금사업 중단 요구자들의 폄하도 있다.

 

논리로 설득해야지 투쟁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며, 감성적 호소치고는 극단적이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점잖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현 도지사가 오죽하면 그렇게 삭발까지 했겠느냐고 옹호하는 사람도 많다.

 

새삼 삭발 이야기를 꺼내든 것은 도백이 삭발까지 갈 정도로 도민들의 관심이 온통 새만금사업에 쏠려 있을 때 도내 정치인들이 과연 무엇을 했는지 추궁하기 위해서다.

 

새만금문제를 전국적인 관심사로 만든 '삼보일배'가 두 달 이상 진행될 때나, 국회의원 과반수 이상이 새만금사업 반대 서명을 할 때도 도내 국회의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굳이 찬성쪽에 힘을 싣지 않았다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아니다. 농업기반공사나 전북도가 추진하는 방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전북 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해 농기공 등이 추진하는 방법보다 더 좋은 방안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바르다면 도내 정치인들은 당연히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게 그들의 역할이며 의무다. 사회 여론과 국회 여론을 바른 방향으로 모아가고,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일도 도내 정치인들이 해야 할 몫이다.

 

그럼에도 도내 많은 국회의원들은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입장 표명 하나 없이 눈치보기에만 급급했다. 일부 의원은 삼보일배 일행을 격려해놓고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라고 말해 정치적 소신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만들기까지 했다.

 

그런 도내 정치인들이 근래 며칠 사이 적극적인 새만금사업 전도사인 양 나서 더욱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고 있다.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희망이라거나 누구를 만나 사업을 촉구했다는 등 연일 보도자료가 언론사에 쏟아지고 있다.

 

도지사 삭발 이벤트를 포함 지난 3일 서울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새만금사업논쟁종식 도민궐기대회후 전반적인 분위기 반전이 일어난 이후의 변신이다. 궐기대회 참석자들이 낙선운동 문제를 꺼낸 것이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더욱 씁쓸하게 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의식하는 것이야 나무랄 일이 아니지만 지역의 최대 현안을 놓고 줏대없이 눈치만 보는 정치인들을 계속 믿어야 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김원용(본사 정치부기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원용 kimwy@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