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투표 및 보궐선거전이 민주 공화 양당 및 무소속 후보를 포함해 후보 125명이 대거 등록을 마친 가운데 일요일인 10일부터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민주당 출신 그레이 데이비스 현직 주지사가 주민소환을 거부해 주지사 사퇴를 완강히 거부하는 가운데 공화당 출신 영화배우 슈워제네거가 유력한 차기 주지사로 급부상하고 민주당 출신 크루스 부스타멘테 현 부지사까지 선거전에 뛰어들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전은 초반부터 난타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는 부시 대통령의 오는 14-15일 캘리포니아 방문을 계기로 차기 2004년 대선을 위한 대리전 양상으로 번질 것으로 워싱턴 정계는 내다보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 및 무소속 후보들은 이날부터 선거일인 10월 7일까지 58일 동안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주지사의 주민소환 투표에 의한 퇴출 여부 결정과 이에 따른 후임 주지사 선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는 먼저 1차 투표에서 유효 투표의 단순 과반수로 현직 주지사의 퇴출 여부를 결정하며 만약 소환투표 결과 데이비스 주지사의 퇴출이 확정될 경우, 2차 투표로 후보군중 가장 많은 득표자를 후임 주지사로 선출케 된다.
민주당의 데이비스 주지사와 부스타멘테 부지사, 그리고 공화당의 슈워제네거 후보와 토머스 매클린톡 주상원의원 등 유력 주자들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주지사 소환 타당성 여부와 후임 주지사 자격요건 및 주 운영을 놓고 열띤 공방을 주고받았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모든 사람이 주지사가 되려고 한다"고 비아냥거리고 그러나 "주지사는 나"라면서 "본인은 매일 캘리포니아 주민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지사 소환 및 이에 따른 사퇴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인기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난 슈워제네거는 "나는 더 말로 하고 싶지 않다"면서 "나는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며 당선하면 캘리포니아 주민을 위한 주지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자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부스타멘테 부지사는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 및 퇴출에 반대한다고 전제하고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1차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면서 그러나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이 결정된다면 주 운영의 혼선과 파국을 막기 위해 현직 부지사인 자신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매클린톡 주상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슈워제네거에 대한 간접 지지의사 표명에 언급하고 "부시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시민이 아니다"며 슈워제네거는 영화제작에는 능력이 있을지 몰라도 주 운영은 연기나 훈련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공박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약 38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데이비스 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오는 10월 7일 실시한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이를 둘러싼 민주당내 갈등과 인기스타 슈워제네거의 유력 후보 부상으로 사실상 퇴출위기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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