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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영상산업에 대한 기대

 

지난 21일 소풍(?)을 다녀왔다. 전주과학산업단지에 완성된 영화'효자동 이발사' 야외세트장. '장거리 취재 후 기사 쓰기'라는 숙제가 있었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휴식 아닌 휴식이었다.

 

"영상산업은 미래 전주의 희망입니다.” 전주시 이금환 문화관광국장은 모처럼 흥분된 목소리로 '영상'과 '전주'의 관계를 강조했다. 시는 노조와의 대립, 전통문화센터 수탁자인 우진문화재단과의 마찰, 2004년 예산에 따른 시의회와의 '한판승부' 등 놓인 과제들에 마음이 편할 날 없는 상황이지만, 이 날은 달랐다. 모처럼 밝게 웃었고,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영상산업의 청사진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영화세트장 건립을 위해 투자된 8억 중 6억5천만원이 이 지역에서 소화됐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흥분할만하긴 했다.

 

영상산업의 다양한 시너지효과와 다각적인 부가가치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세트장 건립은 영상산업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단순히 영화제나 영화촬영 유치를 통해 영상관련 산업을 일으키고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해나가려는 발상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영상관련 종사자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마찬가지.

 

일본의 유바리처럼 도시 전체가 인공적인 세트로 되거나, 할리우드처럼 영화제작 전 과정을 소화해낼 만한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는 이상 영화 몇 편을 찍은 장소라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영상산업 구축이나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본의 임차지로 전락해 지역민의 정체성이 사라진 '정동진'을 기억해야 한다.

 

'태극기 휘날리며''광복절 특사'처럼 도내에서만 수십 억원이 투자됐고, 상당한 문화·경제적 부가가치를 얻게 했던 영화(세트장)의 허무한 최후처럼 이 날 감상한 '효자동의 작품'들도 촬영이 끝나면 사라질 것이다. 지금 당장 눈앞의 수익에 미소만 지을 수 없는 이유다.

 

영상산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쌍곡선이자, 반복되는 해프닝.

 

영상산업을 통해 수익 증대만을 노리는 미시적 전략보다 먼 훗날을 예견할 수 있는 정책수립과 재정투자, 영상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상시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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