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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봉사 그리고 사람들] 원불교 안현진씨

 

모든 사람들이 은혜를 입고 살지만 그 은혜에 보답하며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이 정작 자신이 은혜를 입고 산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고 있다.

 

원불교에서는 자연에 대한 은혜와 자신의 낳아준 부모에 대한 은혜,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은혜 등 네가지 은혜(四恩)를 깨우쳐주고, 그 은혜에 대한 보답(보은:報恩)을 강조해왔다.

 

사회봉사 활동이 다른 종교단체에 못지 않은 것도 이런 바탕에 따른 것이다. 봉사활동이 조직적이며 헌신적인 것도 맥을 같이 한다.

 

원불교 전북교구 원봉공회 자원봉사단은 교구내 자원봉사활동을 총괄하는 하는 단체. 92년 교구내 각 교당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돼 10여년 넘게 전주시를 중심으로 사랑 나누고 있다. 이동목욕과 노인복지관, 독거노인을 돌보는 봉사 등 사회봉사 활동 전반에 걸쳐 손을 뻗고 있다.

 

92년 창단 멤버로 봉사단에 참여해 최근까지 5년동안 봉사단장으로 일해온 안현진씨(47·원불교 동전주교당)는 봉사활동에 늘 중심에 서있었다.

 

세명의 아들을 키우고, 시부모까지 모시고 있어 가사일만으로도 눈코뜰새없는 평범한 가정주부.

 

그러나 10여년전 동전주교당에서 인근에 있는 양로원 노인들을 위한 목욕봉사에 참여하게 됐고, '봉사의 의미'를 발견하게 됐다. 목욕탕이 없는 양로원 거동이 불편해 한달에 한번씩이나 기회를 갖는 노인들을 씻겨 주는 시간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양로원에 목욕탕이 생겨 양로원 목욕봉사는 8년으로 그쳤지만 봉사의 길로 접어들게 한 기회였다.

 

교당내 목욕봉사와 같이 92년 전북교구내 자원봉사단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레 봉사단에 참여하게 됐다. 봉사단은 낚시객들 때문에 오염이 심각했던 완주 구이저수지 환경정화활동을 10년 가까이 펼쳤고, 98년부터는 전주시로부터 이동목욕차량을 지원받아 1주일에 나흘씩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전주노인복지병원이나 전주요양원 등도 이들의 활동범위 안에 있다.

 

안씨는 주로 목욕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8년동안 양로원 봉사를 했던 덕에 궂은 일이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

 

한달 이상된 몸을, 그것도 정상의 몸이 아닌 사람들에게 씻겨야 하는 이 일은 웬만한 마음이 아니곤 어려운 일이다. 한여름이면 냄새며 땀으로 범벅이던 몸이지만 씻긴 개운해 하는 모습을 보면 그새 고생은 사라진다.

 

5년동안의 목욕봉사로 알게 된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안타까움과 기쁨으로 기억이 또렷한 사람들이 많다.

 

전신마비에 야윈 얼굴을 했던 중년 여인이 어렴풋이 웃음을 띠는 모습이나 장애인 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는 할아버지 등 곳곳에서 어렵지만 참고 이겨내는 모습들은 봉사가 가져다준 보람이다.

 

일주일의 절반 넘게 봉사현장을 찾으면서 처음에는 가족들의 불만섞인 하소연들도 들었지만 지금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들이 됐다.

 

그는 "조금만 둘러보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음을, 그리고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봉사는 거창하거나 특별한, 여유있는 사람들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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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각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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