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현실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농사를 지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과, 농민들이 생산자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전북지역 여성농민 노래단 '청보리 사랑'이 최근 3집 음반(테이프와 CD)을 내놓았다.
지난 98년에 2집이 출시됐으니 6년만에 결실을 선보인 것이다. 노래단이 결성된 햇수로 계산하면 올해 꼭 10년이 됐다.
"서로 다른 시군에서 농사 짓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노래 부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또 모두 여성농민회 임원을 맡고 있어서 시간 내는 일이 힘들었지요.”
3집에는 단장 박연희 씨(정읍)와 오은미·윤애경 씨(순창) 등 창단 멤버들과 도유희 씨(정읍) 그리고 이제는 농사를 짓지 않고 중등 교사가 된 강명희 씨(완주)와 신참 단원 송지연(김제) 김혜선 씨(고창)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9월 1·2집 평가 등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10월 작사 작곡을 준비하는 것으로 음반 작업을 해온 이들은 '가을 일'을 마치자마자 11월부터 노래 연습에 들어갔다. 먼저 반주 테이프로 음을 익히고 본격적으로 화음을 맞추는 기간에 지연 씨 어머니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고비를 맞았으나 지난 1월29일 광주에서 녹음을 무사히 마쳤다.
"지난해 9월 이경해 열사의 죽음으로 '간다(박종화 글)'가 만들어졌습니다. 음반 내기 전에 전국농민대회 때부터 이 노래를 불러서 이 곡이 익숙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96년 1집이 다분히 투쟁가 중심이고 2집이 고요하게 농민의 목소리를 전달한 데 비해 3집은 흥겹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민요풍과 트롯트 디스코풍 등 다양한 장르를 실었다. 또한 타 도에서 농사를 짓는 여성농민들의 글에 곡을 붙인 노래 뿐 아니라 단원들의 유치원과 초등학생 자녀 7명의 목소리도 '통일열차'에 실어 선보였다.
"처음 농민노래를 우리가 부르자는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이번 음반 판매 수익금으로 10년을 맞아 작은 음악회라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보리 노래단원들은 잦은 외부 공연과 연습 등으로 불편이 많은데도 이를 고스란히 감수해주는 가족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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