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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서점가'춘추전국시대' 분점열고 신장개업 잇따라

위부터 홍지서림 민중서관 대한문고 문화서적 (desk@jjan.kr)

 

불황에 허덕이던 서점업계는 지난해 말 MBC '느낌표' 책 코너가 끝난 뒤 시름에 잠겼다. 방송의 영향으로 상승세였던 매출이 최근 들어 좋아 봐야 예년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대구·광주에서 대형서점의 부도 소식도 들리고, "신학기 아니었으면 문 닫았다”는 도내 서점들의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전주의 서점가에는 이상현상이 불고 있다. 기존 대형서점들의 분점과 새로운 대형서점들의 신장개업이 잇따르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문화서적(대표 문병호)이 전북대 근처에 분점을 내며 전주와 익산에 모두 세 곳으로 확장됐고, 전주대 대학로에 있는 호남문고(대표 최홍석)는 지난해 12월 서신동에 65평 규모의 분점을 냈다. 홍지서림(대표 양귀자)도 지난해 12월 효자동에 분점을 내면서 3년전 낸 아중점과 함께 모두 세 곳으로 확장됐다.

 

사회과학서점으로 유명했던 금강문고(대표 송연희)는 20여년간의 경원동 생활을 접고 3년전 서신동으로 옮겼다가 지난해 11월 송천동으로 이전, 3층 130평 규모로 확장됐다.

 

신규 서점도 늘고 있다. 7년전 경원동 전북예술회관 맞은편에 2백여평 규모의 일도문고(대표 조명국)가 생긴 것을 시작으로 2년전 평화동에 120평 규모의 웅진서적(대표 안남순)이 자리잡았다. 또 지난 달 28일부터 전주 시내 중심가에 대한문고(대표 심지웅)가 1층에 한해 부분 영업을 시작했다. 익산의 대표 서점인 대한서림에서 파생됐지만, 분점이 아니라 재정·인력 등 독립된 형태로 운영된다.

 

팔달로 외환은행 맞은편(옛 고려당제과) 건물 세 채를 리모델링한 대한문고는 지상 4층 건물에 1층과 2층 각각 2백여평 규모의 서점이 들어서고, 3층은 50명 이상을 수용할 세미나실과 외국어카페·청소년상담소 등 문화시설을 갖춘 도내 최대 규모다. 서점매장은 총 4백여평. 아직은 빈 공간이 눈에 뜨이지만 모두 채우면 일반도서·전문서적·학수논문집·아동도서·참고서·잡지코너·학회지·향토간행물 등으로 구분해 약 50여만권의 도서가 채워진다. 2층은 의학·한의학 전문서적 코너가 별도로 운영된다.

 

최근 서점들이 학생과 직장인·주부들의 약속장소뿐 아니라 인터넷방과 휴식공간 등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앞세우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홍지서림이 지난 2001년 건물 지하에 마련한 북카페는 도내 서점의 서비스 개선에 관한 대표적인 예. 지금은 개장초기처럼 활발하진 않지만, 출판기념회나 소규모 동아리의 모임장소, 대학생들의 전시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민중서관(대표 강준호)도 지난 1월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고, 주부들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많은 웅진서적도 창가 옆에 휴식공간이 있다. 또 대부분의 서점들이 고객용 도서검색대를 마련, 안내데스크의 서비스와 함께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2층과 3층 인테리어를 마무리하고 이 달 26일 공식 문을 열 대한서림은 1층에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놀이공간과 영상기기를 갖췄다. 2층 20여평을 통유리로 된 북카페로 만들어 지적 분위기도 높였다. 또 사무실 벽을 없애 고객과 거리도 좁혔다. 특히 3층은 전주대학교와 함께 운영, 외국인 교수를 상주시켜 원어민 교수와 정기적인 대화시간을 마련하고, 외국어로만 운영될 카페도 들어선다. 전문상담인력을 배치한 청소년 상담소와 특강, 청소년 미술작품 전시회 등 청소년들의 발길을 붙잡을 계획이다.

 

대한문고 심지원 관리부장은 "전북은 토종 서점들이 자리잡고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고객 서비스 등을 통한 공정한 경쟁으로 독서 인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객의 품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대형서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전주의 서점 문화가 새로워지고 있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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