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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오봉옥 시인이 권한 '은빛 호각'

 

"이야기의 맛을 절묘하게 살려내는 장점이 있어요. 백석의 여백의 미가 살아있고, 서정주의 튼튼한 짜임새가 있고, 고은의 민중정신과 리얼리티의 절묘한 맛이 도도하게 깔려있습니다.”

 

이시영 시인의 시집 '은빛 호각'(창비). 오봉옥 시인(44·연세대 사회교육원 책임강사)은 "백석의 시들과 서정주의 '질마재 신화', 고은의 '만인보' 등을 떠올리며 읽었다”고 소개했다.

 

광주 태생인 시인은 전주대 국문과 출신이다. 누구에게나 간단치 않았을 시대. 80년대 학교를 다닌 386세대가 그렇듯 오봉옥 역시 현실에 분노한 학생운동가로 한 시절을 보냈고, 문학 또한 통일과 해방을 노래하는 청년시인, 진보문학의 선봉으로 평가받는다.

 

'실천문학'(1988년 가을호)에 발표한 장시 '붉은산 검은피'로 필화사건을 겪었던 시인은 이 시집에 수록된 '1980년 여름이었다. (중략) 격무에 지친 검열단장이 둔중한 어깨로 내리치는 브람스의 긴 레퀴엠이었다'(시 '레퀴엠'중에서) 부분을 예로 들며 "지난 역사의 아픔을 너무 아름답게만 그리고 있어 지식인적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다만 아쉽다”고 말했다.

 

"시인은 계엄하의 검열단장이라는 암울한 현실을 '브람스의 긴 진혼곡'을 들려주며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죽은 사람의 영혼 또는 죽은 활자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몸부림이기도 하고 위로이기도 할 것입니다.”

 

1985년 '창작과 비평사' 16인 신작시집 '그대가 밟고 가는 모든 길 위에'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시집 최근 서정주의 시 1백여편을 꼼꼼하게 해석한 '서정주 다시 읽기'(도서출판 박이정) 등 세 권의 책을 출간했고, 문학지 '문학과 비평'에 '김수영 다시 읽기'를 연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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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우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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