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함께 농촌의 푸른 자연과 어우러진 경관을 즐기는 여가활동은 대다수 도시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특히 설이나 추석명절이면 수박만명의 귀성객들이 고향을 찾는데서 알 수 있듯 도시민들의 상당수가 농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에게 농촌은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재충전 기회로 활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앞으로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가족단위로 농촌을 찾는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같은 도시민의 생활변화에 맞춰 농촌만의 생활변화에 맞춰 농촌만이 갖고 있느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농가 실질소득 증대정책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그린투어리즘(녹색관광)이나 경관(景觀)농업이다. 한마디로 농산물 생산위주의 농업에서 탈피하여 쾌적한 농촌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도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게 하는 것이다. 농촌체험관광의 본산인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이웃나라 일본도 전통적 농업경관인 계단식 논을 보전하고 관광자원화 하는데 성공했다.
우리의 경우 농촌 자연환경의 특성을 살린 친환경축제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로 전남 함평 나비축제와 강원 평창의 효석문화제가 꼽히고 있다. 나비축제의 경우 하천부지 및 행사장 주변 수십만평에 자운영·유채등 전통꽃단지를 조성하여 축제테마인 나비의 청정이미지와 연계시키는데 성공했으며, 효석문화제 역시 인공적으로 수만평의 메밀밭을 가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을 재현, 관광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우리 고장 고창군이 경관농업의 개념을 도입하여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청보리밭 축제'가 30만평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지난 16일 끝났다. 20여만평에 걸쳐 바다처럼 펼쳐진 보리밭에 일렁이는 녹색의 물결은 도시민들에게는 눈부심 그 자체였다. 보리밭 사잇길을 걸으며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어보는 체험은 보릿고개를 겪었던 장년층이상 세대에게는 어려웠던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게 했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마치 이국의 광경을 보는 것 같은 체험이었다.
고창군이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경관농업으로서 가치가 충분한 지구를 지정한 뒤 농민이 합당한 작물을 재배할 경우 표준작목 소득과의 차액을 군예산에서 지원하는 경관농업직불제를 전국 최초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1차산업인 농업을 3차산업 개념으로 끌어올려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고창군의 시도에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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