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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로 읽는 군산 현대사 30년

 

누구보다 군산을 사랑하는 시인 최영(59·군산시 월명동장)씨의 수상집 '은파에서 째보선창까지' 3권과 4권이 나왔다. 한국문협 군산지부장을 지낸 저자는 이 책에서 80-90년대 항도 군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이며 인물들의 이야기를 서사시처럼 엮고 있다.

 

은파는 지금 유원지로 개발되어 군산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한참 변두리였다. 그리고 째보선창은 한때 어선과 수산물로 북적였던 곳으로 이제는 메워져 옛 향수만 어려있다. 이들 지명은 군산의 상징이랄 수 있다. 또한 군산의 끝에서 끝이요, 옛과 오늘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군산 현대사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교과서 같은 정사라기 보다는 재미있는 이면사(裏面史)다. 이미 발간한 1권이 73년 7월부터이니, 93년 6월까지 20년 동안의 기록이 4권의 책속에 담겨는 셈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앞으로 3권을 더 발행하면 2000년대 초반까지 30년 동안의 군산 현대사가 집대성될 것이다.

 

내용을 뜯어 보면 크게 △군산지역과 사람 △공직자들의 애환 △문인들 얘기로 꾸며져 있다. 군산시청 현관에 걸려있는 송상섭 화가의 그림, 세계챔피언에 도전했다 사망한 김득구 권투선수, 용공단체로 몰렸던 오송회사건, 약속다방 탈영병사건, 군산상고 야구부, 제과점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성당과 조화당 등이 첫번째 카테고리다.

 

두번째는 민선시대에는 상상도 못할 관선시대 공무원들의 애환이 그려져 있다. 도지사 공관 연회에 쓰인다고 갑자기 시바스리갈 30병을 구해 보내라는 얘기며, 강암 석전 여산 등의 글씨를 받아 선물(?)하기, 관공서 주변 다방에 얽힌 일화, 사랑방 같았던 군산시청 구내 이발관 풍경 등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또 행사시 자리 쟁탈전, 대학노트에 가득한 인사청탁자 명단 등이 당시 공직사회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세번째는 문인들로 최승범 김남곤 허소라 이기반 고헌 정양 이시연 주봉구 임명진 라대곤 이대우 등의 이름이 보인다. 이들의 활약상과 함께 석조동인, 군산문학, 청사초롱 결성 당시의 얘기도 나온다. 수필로 읽는 최근 군산 30년사의 후속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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