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초록 매실이 한창이다. 조그맣지만 녹색의 단단한 매실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게 한다. 매실은 나오는 기간이 보름 정도에 불과하고 다른 과일처럼 생것으로 보관할 수 없어 특별한 손길이 필요하다. 지금이 매실 음식 만들기에 적기. 이 때를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김장을 담그듯 연례 행사처럼 매실 발효액, 매실 절임, 매실주를 만들어 보자. 이렇게 매실 음식을 만들어 놓으면 일년 내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부안에서 십 여년 매실 농사를 짓고 있는 정경식씨에게 매실 발효액 만들기에 대한 도움말을 구한다.
"매실 발효액을 만들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매실과 설탕의 중량 비율이 1:1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고 정경식씨는 말한다. 매실 발효액(재료: 청매 3kg, 설탕 3kg)을 만들 때는 맨 먼저 질 좋은 청매를 골라 물에 잘 씻어 물기를 완전히 뺀다. 이쑤시개로 매실의 꼭지를 떼어 내고, 분무기에 소주를 담아 물기가 완전히 빠진 청매에 뿌린다. 이것은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고 발효를 돕는다. 청매3kg과 설탕 3kg을 골고루 섞은 후 용기에 차곡차곡 담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처음 2일이 지난 후부터는 하루에 한번 씩 잘 섞어준다. 이렇게 보름동안 발효시킨 다음 건더기는 건져내고 찌꺼기는 걸러낸다. 걸러진 원액을 6개월이나 1년 정도 숙성시키면 매실 발효액이 완성된다. 건더기는 매실주를 만들 때 사용한다.
만들어진 매실 발효액은 속이 더부룩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또는 더위를 먹었을 때 한 잔씩 마시면 좋다. 매실 발효액에 약 5~7배 정도의 생수로 희석해서 마시면 훌륭한 건강음료가 된다. 또한 매실 발효액은 새콤달콤한 맛을 낼 때 기본양념으로 사용하면 좋다. 야채 샐러드나 겉절이, 미역 무침 등의 소스로 사용하면 향긋한 매실 향이 감도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또는 초고추장이나 초간장을 만들 때, 고기양념을 하거나 생선 요리할 때 활용하면 고기의 누린내나 생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매실절임 만한 것도 없다. 매실절임은 식욕을 돋울 뿐만 아니라 식중독이나 소화불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술안주로 곁들이면 덜 취하고 숙취 해소에도 좋다.
매실 절임(재료:청매 1kg, 설탕 600g, 죽염 조금)은 상처가 없는 청매를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뺀다. 매실의 씨는 발라내고 과육에 설탕 400g을 골고루 뿌려 절인 다음, 유리병에 차곡차곡 담는다. 위 부분에 나머지 설탕 200g을 부어 설탕 덮개를 만든다. 그 위에 물을 넣은 비닐 주머니를 얹어 서늘한 곳에 15~20일 정도 둔 다음 건더기만 건져 죽염을 조금 넣고 간을 한다. 유리병에 담아 뚜껑을 잘 덮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먹는다. 건더기를 꺼내고 남은 매실물은 약한 불에 달인 다음, 냉장고에 보관해 생수에 희석해서 마신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매실을 활용하는 매실주는 술이라기보다 여름나기 가정 상비약이다. 설사가 났거나 더위를 먹었을 때 찬물에 희석해서 마시면 피로가 한 순간에 사라진다. 주로 청매나 노랗게 익은 황매로 담그는데 향과 빛깔이 더 좋은 매실주를 담고자 한다면 금매를 쓴다. 금매는 청매를 찜통에 넣고 쪄서 3~4일 햇볕에 말린 것.
매실주(재료: 매실1kg, 소주3.6ℓ 감초 2개)를 만들 때 매실을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를 완전히 뺀다. 용기에 매실, 소주, 감초를 넣고 잘 밀봉해 햇볕이 잘 드는 곳에 3개월 정도 두었다가 매실을 건져낸다. 다시 밀봉해 그늘진 곳에서 최소한 1년, 길게는 3년 정도 숙성시킨다. 매실주를 담글 때 주의할 점은 매실과 담는 용기의 물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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