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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도금고 상생의 길 찾자

권순택 경제부장

 

도금고 선정과 관련, 후유증과 여진이 10여일째 계속 되면서 도민들 사이에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

 

도내 양대 금융기관인 전북농협과 전북은행이 2년마다 사생결단식 도금고 유치전에 나서면서 서로 반목과 폄훼, 편가르기양상이 고질병처럼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첫 경쟁입찰을 벌인 지난 2000년엔 전북은행이 농협을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도금고를 선점하자 농협 조합장과 임직원 뿐만 아니라 도내 농민관련 단체까지 나서 대규모 항의집회와 성명발표,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강력 반발했었다.

 

특히 안전성 평가에서 전북은행보다 2.97점 뒤떨어진 것으로 드러나자 “농협에 대한 수모와 치욕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분기탱천했다.

 

결국 지사가 유감을 표명하고 부지사가 직접 사과 방문을 하면서 사태가 가까스로 수습됐었다.

 

하지만 이번엔 농협이 0.98점이라는 초박빙의 점수차로 2차례의 패배를 설욕하자 전북은행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홍성주 은행장은 당초 선정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번복, BIS 자기자본비율평가와 출연금 가운데 기부채납 10억원을 반영한 것은 잘못됐다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재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땐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은행 노조는 도청 앞에서 2차례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고 애향운동본부와 전주상공회의소에서도 전북은행의 도금고 탈락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농협을 향한 포문도 가열됐다.

 

홍 행장은 농협측의 기부채납 및 고금리 제안과 관련 “지독한 꼼수” “살(殺) 은행적 금리” 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노조도 농협을 “금융질서 교란사범”이라고 규정하고 본점 사옥엔 농협의 ‘신·경(신용과 경제사업)분리에 나서겠다’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에맞서 농협은 “계속 매도할땐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을 피력했다.

 

물론 패배의 쓰라림을 당해보지 않고선 그 입장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사활을 건 경쟁일수록 패배에 따른 충격과 아픔은 더 클 것이다.

 

하지만 도금고 선정을 둘러싸고 매번 양 기관이 감정싸움과 함께 대규모 세대결에 나선다면 지역경제와 상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도금고 유치전에 농업관련 기관과 상공단체까지 가세함에 따라 농(農)·상(商)간 대결구도로 비화되는 것은 지역발전과 화합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승자는 패자에 대한 아량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농협은 승자로서 여유보다는 4년전 패배 당시를 뒤돌아보고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전북은행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전북은행은 평가의 문제점은 분명히 짚되 최종 결과에 대해선 승복하고 후일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전북도는 역시 그동안 평가과정에서 빚어진 문제점을 보완, 불공정 시비를 원천적으로 없애야한다. 또 꽃놀이패격인 금고의 수익성에만 치중해 과열·과당경쟁을 유발시킴에 따라 이에대한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주금고에서 탈락한 전북은행에 대해선 4년간 도금고 운영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해온 점을 감안, 적절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도지사가 직접 양 기관의 대표를 초청, 그동안 쌓인 뒷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화해와 상생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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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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