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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전주국제영화제를 마치며

5월 6일 금요일 폐막식 리셉션을 끝으로 영화제를 마치고, 휴일 내내 긴 단잠에 빠져들었다. 오랜 단잠끝에 눈을 뜨고 나니 어느새 일요일 저녁, 무언가 허전하고 공허함이 필자의 머리 속을 짓누르며 ‘비로소 영화제가 끝났구나’하는 생각이 스친다. 아쉬움도 많았고, 소소한 문제들도 많이 부각되었던 우리의 영화제.

 

영화제 밖의 제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다가 직접 영화제 운영을 맡고 보니 여러 가지 일들을 피부로 직접 느낀 계기였던 영화제. 지역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이벤트행사 확대와 타지에서 오신 영화매니아를 위한 섹션별 영화프로그램의 정체성 추구 속에서 고민하며 만든 영화제. 너나할 것 없이 전 스탭과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의 발품과 땀방울로 얼룩진 영화제. 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우리 영화제는 이제 내년을 기약하며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이번 영화제의 성과는 이원화되었던 행사공간을 ‘영화의 거리’로 일원화함으로써 관객 집적의 효과를 가져다 주었으며, 구도심활성화 차원에도 일조를 하였다고 자부한다. 또한 전주라는 로컬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국내외적으로 브랜드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공격적인 홍보마케팅을 추진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결과 22대학에서 1,300명이라는 타지 대학생들이 직접 우리영화제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국내외 프레스 기자들의 급증 등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사료된다.

 

덧붙여서 지역신문과 방송의 애정어린 시선도 큰 몫을 담당했다. 물론 영화제의 잘못이 크지만, 매년 영화제 시작도 하기 전에 기획 및 홍보 미숙이라는 멍에는 영화제에 큰 짐이었다. 물론 지금도 개선해야 되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을 영화제 이후로 미루고, 영화제 기간중 지면을 통해 깊이 있는 영화토론의 장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담당해 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한적하고 조용한 전주국제영화제를 기억하는 영화매니아들은 올해 부쩍 늘어난 야외공연이나 음악 콘서트가 그다지 반갑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여전히 불안한 티켓팅 시스템이나 미숙한 행사진행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는다. 항상 예산이 걸림돌이 되지만, 영화제의 안정적인 행사진행을 위해서는 타 영화제처럼 상근직원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매년 새로운 인력충원으로 행사진행의 노하우가 소멸되고 새출발하게 되는 영화제 사무국체제의 불안은 앞으로 우리가 풀어 나아가야 할 숙제이다.

 

지역영화인력을 키워내는 것도 급선무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영화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과감한 인센티브, 그에 합당한 보수체계와 근무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바로 그들이 향후 제10회 우리영화제를 이끌어 갈 주역이며, 전북영상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담당할 재목이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현재 우리 영화산업의 인프라를 통합하는 일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영상위원회, 전주독립영화협회 등 영화관련단체 간의 통합추진기구를 두어 영화산업정책이 일관되고 강력하게 추진되며, ‘영상중심도시 전주’을 구축하는 것도 논의되어야 한다. 오늘도 필자는 ‘영화의 거리’내 시네마테크를 갖춘 시네 콤플렉스를 꿈꾸어 본다.

 

/김건(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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