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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발목잡힌 상수도행정

지금부터 7년전 일이다.

 

물을 깨끗하게 하는 정수강도를 높여 보다 양질의 생활용수를 생산하기 위한 고도정수처리사업을 군산시 조촌동 제 2정수장에 추진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국비 30억원과 시비 30억원등 60여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한후 얼마되지 않아 군산지역에 양질의 용담댐물이 생활용수로 공급되고 정수장은 활용가치를 잃어 불과 몇년밖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활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예견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본보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예산낭비를 불러 올 것’이라며 사업추진의 문제점을 집중거론했었다.

 

그러나 시의 관계 일부 공무원은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이라면서 사업추진을 계속 고집하면서 이 사업의 문제점을 거론한 본보의 기자에 대해 ‘악의에 찬 기사’라며 고발등을 운운했었다.

 

시는 여론을 무시하고 끝까지 사업을 추진, 지난 1999년 11월 완공시켰다.

 

결국 지난 2003년 2월 용담댐물이 전체 군산시민들의 생활용수로 공급됐고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지난해 2월 12일 환경부로부터 정수장이 휴지허가가 난 시점까지 만 4년 3개월을 활용하지 못하고 막대한 예산만 집어 삼긴채 쓸모없는 시설로 방치돼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고도정수처리시설에 발목이 잡혀 활용가치가 없는 정수장시설에 대해 곧바로 폐지가 아닌 휴지(休止)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시는 제 2정수장의 폐지신청을 했으나 환경부는 60억여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일부 유지및 보수비등이 필요하다고 해서 폐지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폐지를 만류, 비상시 급수시설로 활용한다는 조건으로 2004년 2월 휴지허가만을 했다.

 

그후 조촌동 제 2정수장은 현재까지 휴지아닌 사실상의 폐지상태에서 시설노후화로 인해 점차 도심속의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무런 활용도 되지 않은 정수장의 1만4000여평 부지와 시설을 놀리고 있고 시설을 그대로 보호하기 위해 인건비· 전기료· 전화료등 연간 87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사업만 추진하지 않았더라도 시는 현재 정수장을 폐지해 공시지가 기준 143억원상당의 시유부지를 매각해 부채를 상환함으로써 상수도특별회계의 재정상태를 개선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길이 막혀 무려 289억원이라는 상수도관련 부채를 지고 있는 군산시는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물값인상압박을 받고 있고 노후관교체사업등에 제대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봉착해 있다.

 

시재정이 빈약한 상태에서 무조건 국비지원을 받아 일을 하고 보자는 생각에서 사업을 추진했는지는 몰라도 군산시 한 공무원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시 공무원이 사업추진에 대한 명확하고 주도면밀한 판단없이 시민의 혈세를 투입, 사업을 벌인 대가를 시민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현재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군산시 공무원은 적극적으로 이의 폐지를 위해 노력, 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향후 자신들이 처리하는 공무의 하나 하나가 시민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가지고 공무처리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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